7일 제주도청 출입기자단 차담회 자리서 비판
“제주문화 세계유산 존중 상황서 적절치 않아”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한라산신제’를 ‘일제 신사참배’와 비교하며 논란을 일으킨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을 향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영훈 지사는 7일 제주도청 출입기자들과 가진 차담회에서 원희룡 장관이 ‘한라산신제’를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에 빗댄 발언을 두고 “제주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존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애둘러 비판했다.
또 “칠머리당 영등굿을 포함해 해녀문화 등 제주의 독특한 문화가 세계유산으로 존중받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런 이야기가 나온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원 장관은 앞서 지난 4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 참석, 신앙 간증을 하며 자신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도지사로 재임하던 시절 한라산신제 집전 거부를 ‘신사참배’에 빗댔다.
원 장관은 당시 “2014년 제주도지사에 취임하면서 큰 시험이 닥쳐왔다”며 “조례로 한라산신제를 도지사가 제관이 돼 도포를 입고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이기풍 목사가 세운 교회 장로의 아들로 한때는 몰래 모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로나 목사님에게 물어보니 일부는 허용하는 분도 계셨고 (일부는) 반대하기도 했다”며 “일제시대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신사참배는 ‘국가행사이지 신앙과 관계 없다’는 말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신사참배 거부로 주기철 목사가 순교했다”며 “(한라)산신제에 절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도지사를 안 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 때문에 도민들이 그만하라고 하면 그만할 각오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한라산신제는 제주도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로 일제강점기 때 폐지됐다가 해방 후 부활했고 2012년부터는 한라산신제조례가 제정돼 도지사가 초헌관을 맡아 주관한다. 원 장관은 제주도지사 재임 기간 신앙을 이유로 산신제 초헌관을 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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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