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치원 교사들 "유보통합 졸속 추진…현장의견 들어야"

7일 제주서 유치원 교사 100여명 집회…"밀어붙이기식 추진 안 돼"
0~2세 영아기관과 3~5세 유아학교 분리·교원 양성 기준 제시 요구

정부가 추진하는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 관리체계 통합)에 대해 제주지역 유치원 교사들은 "현장 의견을 무시한 졸속 추진"이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발달 과정에 따른 교육기관 분리와 교사 의견 반영을 요구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제주지부, 전교조제주지부 유치원위원회, 제주교사노조로 구성된 제주유아학교연대는 7일 오후 제주도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아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유보통합은 교육부(교육청)가 관리하는 유치원과 보건복지부(지자체)에서 담당하는 어린이집을 교육부 산하 통합체계로 일원화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교육부 장관 업무에 예산과 인력을 포함한 영유아 보육 업무를 추가하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달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제주유아학교연대는 이에 대해 "영유아의 발달과 요구 차이, 통합기관의 모델과 교원 자격체계 개편의 방향성, 소요되는 예산조차 간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은 교육전문가이자 당사자인 교사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라며 "유보통합이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표류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유아 발달 차이에 따른 적합성과 전문성, 다양한 기관 통합 문제, 교원 자격체계 개편의 방향성 부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부담 등 선제 과제들에 대한 현장 의견 수렴과 합의 과정 없는 졸속 추진"이라며 "지금도 학교 현장은 이로 인해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1일 열린 제주도와 도교육청의 '2023 제주도 교육행정협의회'에서 유보통합과 관련된 것은 '유보통합 추진 관련 어린이집 급식 지원' 항목밖에 없었던 점을 거론하며 "도교육청은 현장의 교사들에게 유보통합과 관련한 어떠한 안내나 설명을 해준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제주유아학교연대는 또 "영유아의 이익이 최우선돼야 하는 유보통합이 2025년 유보통합 완성이라는 목표를 두고 단기간에 밀어붙이기식 추진이 돼선 안 된다"며 "현장교사들의 우려를 귀담아듣는 소통과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사항으로 ▲학교의 보육화 중단 ▲전문적인 교원양성체계와 자격기준 제시 ▲0~2세 영아기관과 3~5세 유아학교 분리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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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