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낮은 시세 차익에 투자 매력 '뚝'
2026년 입주물량은 2만실 이내 그칠듯
오피스텔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모두 급감했다. 지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가파른 금리 인상, 역전세 및 전세사기 악재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됐다.
내년에도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주택시장이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 데다, 고금리와 낮은 시세 차익 기대감이 투자 매력을 저하시키고 있어서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지난해 하반기 1만6224건 대비 2540건(16%) 감소한 1만3684건으로 집계됐다.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경기 여건에 따른 민감도가 크고 연초 전세사기 및 역전세 이슈로 임차수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오피스텔 선호도가 낮아진 것도 거래 감소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면적은 거래가 늘었지만 초소형은 감소했다. 전용 60㎡ 초과 오피스텔 거래건수는 올해 상반기 1876건에서 하반기 1924건으로 2.6% 늘었다. 최근 주택시장의 주 구매층으로 부상한 20~30대 젊은 수요자 중 일부가 아파트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한 오피스텔 매매로 선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전용 60㎡ 이하 구간의 거래량은 10% 이상 감소했다. 특히 전체 거래 중 70% 정도를 차지하는 전용 40㎡ 이하 초소형에서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출금리 인상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반감된 데다, 주거면적이 협소해 임차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부분이 투자 매력을 저하시킨 원인으로 파악된다.
신규 공급시장도 수익형 부동산을 비롯한 건설경기 침체 영향으로 크게 위축됐다.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시장 호황기였던 2021년 5만6724실에서 2022년 2만6314실, 2023년 1만6308실로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1만 실 대로 낮아진 것은 2010년(1만4762실)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입주도 2023년 5만4612실에서 2024년 예정 물량이 3분의 2 수준인 2만9989실에 불과해, 초과 공급에서 위축으로 빠르게 태세 전환하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분양물량이 급감했고, 분양부터 입주까지 2~3년여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6년 입주물량은 2만 실 이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 성적도 시원치 않다. 오피스텔 청약은 통장 유무 및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접수 가능해 진입 문턱이 낮지만, 시세 하락과 분양가 인상, 아파트 선호 등이 맞물리면서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은 2021년 26.0대 1, 2022년 5.3대 1, 2023년 9.0대 1로, 한 자릿수 성적을 유지했다.
저성장, 전세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내년에도 현재의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건설업 경기 악화로 주택 및 오피스텔 신규 물량이 급감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고 주택 대기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오피스텔은 공급 부족에 따른 가치 상승 여지가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감가상각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가급적 신축을 매입하는 것이 좋다"며 "실투자금을 줄이려면 입주시기 만료 후 분양대금을 완납하지 못해 지연이자를 내는 수분양자들이 분양가 이하로 내놓는 '마이너스피' 매물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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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