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자 끝까지 찾아내겠다"..협박 40대 초등교사, 항소심서 벌금형

1심 재판부, 해악 고지 의사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선고
항소심 재판부, 피해자들에게 전달될 것 충분히 예견 가능

학교 내에서 문제가 생기자 제보자를 찾아내겠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협박한 40대 초등학교 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은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5형사부(재판장 김진선)는 협박 혐의로 기소된 A(44)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27일 오전 8시 40분께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 과학실에 찾아온 체육 교사에게 “도끼를 주문했고 6학년 전체 교사를 죽일거다. 도망가지 못하게 문을 잠궈야 하는데 어디를 잠궈야 하는지 생각중이다”라는 등 6학년 전체 교사들에게 해악을 고지한 혐의다.

같은 날 오전 11시 27분께 교내에서는 자해 행위를 하고 그다음 날 6학년 연구실로 찾아가 “도끼를 주문했다”는 등 불안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씨는 같은 학교 여교사에게 과한 관심을 표현해 내부보고로 문제가 되자 억울하다며 제보자를 찾겠다는 이유로 5~6학년 교사들에게 “억울하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 승진도 포기하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다. 제보자가 스스로 나타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내 학교 전체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 주겠다”라는 등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자신과 체육 교사가 친한 지인이며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하고 감정적 공감을 얻으려고 했을 뿐 해악을 고지해 협박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체육 교사가 당시 A씨가 흥분해서 하는 말로 들었으며 실행에 옮기려는 걸로 생각하지 않았고 교장으로부터 A씨의 상태를 파악하고 보고하라는 부탁을 받아 이를 보고했다고 진술했다”라며 “실제로 A씨가 보고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해악을 고지하려는 의사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자해 행위를 하고 A씨의 말이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며 협박 고의가 충분히 있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발언은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협박죄의 협박에 해당하며 발언할 당시 피해자인 6학년 교사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라며 “실제로 해악을 실현할 의도가 없었더라도 해악을 고지한다는 것을 인식 내지 인용한 이상 협박 고의가 인정돼 무죄를 선고한 1심 판단은 부당하다”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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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