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회사서 3.2조 중간배당…10조 한전채 발행 여력 확보

발전자회사, 지난달 중간배당안 의결
올해 한전채 발행한도 90조…숨통 트여

사채 발행 한도가 턱밑까지 차오른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자회사들에게 총 3조20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받아 최대 10조원의 한전채 발행 여력을 확보했다.



2일 에너지 공기업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전의 발전자회사 6곳(한국수력원자력, 동서·서부·중부·남동·남부발전)과 한전KDN은 이사회를 통해 한전이 요구한 중간배당안을 의결했다.

해당 회사들이 부담해야 하는 중간배당 규모는 총 3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수원이 1조560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발전 5사가 각각 1조4800억원, 한전KDN이 약 1600억원을 중간배당하기로 했다.

통상 발전자회사들이 배당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발행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중간배당 재원 역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발전자회사에 중간배당을 요구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통상 1년에 한번, 회계연도 결산 이후 3월께 배당이 이루어졌다.

한전이 연말까지 빠듯하게 중간배당을 챙기려는 배경에는 한전채 발행 한도가 턱밑까지 찼기 때문이다.

한전의 경우 무분별한 사채 발행을 막기 위해 한도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르면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까지 사채 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전채 발행 한도가 차오르자 지난 2022년 말 미봉책으로 발행 한도를 2배에서 5배까지 높일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에 당시 기준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인 104조6000억까지 채권을 찍어낼 수 있게 됐다.

지난해 한전의 적자는 6조원대로 전망된다. 6조원대의 영업손실로 인한 한전채 발행 여력은 74조5000억원이다. 현재 한전채 발행 잔액이 80조1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빠듯한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만기가 도래한 한전채를 갚지 못하고 자금 흐름이 막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한전이 중간배당을 통해 발전자회사로부터 3조2000억원의 자금을 당겨오게 되면 적자가 2조8000억원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한전채 발행 한도를 90조원으로 늘리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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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