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사립학교운영위원회 대부분 유명무실

경북도내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거의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의 개정으로 2022년 3월부터 사립학교의 학교운영위원회가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변경됐으나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를 잘 모르거나 기존처럼 자문기구로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립학교운영위원회는 ▲학교의 예산안과 결산, 학교운영지원비의 조성·운용 및 사용 ▲학교교육과정의 운영방법 ▲정규학습시간 종료 후 또는 방학기간 중의 교육활동 및 수련활동 ▲교복·체육복·졸업앨범 등 학부모 경비 부담 사항 ▲학교운영에 대한 제안 및 건의 사항 등을 심의한다.

그러나 학교운영위원회가 의결기구가 아닌 심의기구여서 학교장이 위원회의 결정 사항을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같은 운영위의 한계로 일부 학교는 학교 교육과정이나 급식, 수익자 부담금에 대한 내용 등에 대해 사전에 심의를 받지 않거나, 이미 시행하고 있는 건들을 학기 후 뒤늦게 심의한 사례가 적발됐다.

아예 심의를 받지 않는 학교도 많았다.

또 사전에 위원회 개최를 알리고 진행과정 등을 공개로 해야 하지만 상당수 학교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위원이 특별한 사유 없이 3회 연속 회의에 불참하면 당연 퇴직돼야 하나 생업종사 등의 이유로 불참하면 학교가 별도의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학교측의 설명도 있었다.

학생들이 직접 안건을 제출하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사립학교운영위원회가 이처럼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일반화됐다는 판단으로 경북교육청은 학교운영위원회의 의사결정에 대한 안내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생소할 수 있는 교육과정이나 학교회계 예산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안내하고 필요하면 연수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불참이 예상되는 위원에게는 해당 안건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토록 해 위원회가 의사결정에 반영토록 하고 특히 학생대표의 역할을 강화해 학생설문조사나 학생회에서 나온 의견들이 위원회에서 심의되도록 유도하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위원회에 적극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기로 했다.

김봉갑 경북교육청 감사관은 "대부분의 사립학교 운영위원회가 실질적인 내용을 심의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위원회의 원래 목적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올해부터 사립학교가 더 민주적으로 운영되도록 학교운영위원회의 역할을 강조하고 홍보를 강화하고 제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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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