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3명 탈당에 친문 "안타깝다" 친명 "당원 무시"

비명계 3인, 10일 "이재명 체제로 윤 정권 심판 못해" 탈당 선언
고민정 "더 이상 분열 안돼" 임종석 "이분들 자리 없어 안타깝다"
양이원영 "누릴 만큼 누린 기득권 정치인들…당원 두려워 탈당"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의 탈당 선언에 당내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친문재인계 인사들은 안타까움을 표한 반면, 친이재명계에선 "당원들을 무시하는 결정"이란 비난이 나왔다.

원칙과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 3명은 10일 오전 "이재명 체제로 윤석열 정권 심판이 어렵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탈당 후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과 연대할 수 있는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동안 지도부 안에서 중재역할을 해왔던 저로서는 아쉬움이 크다"며 "다른 목소리도 품는 민주당을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능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분열과 혐오가 아니라 포용과 통합의 정치"라며 "당내에서 꾸준히 다른 목소리를 내온 분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것을 요구해왔지만 결국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렵고 힘들더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길을 찾아온 것이 민주당의 역사"라며 "그게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이재명 대표께서 퇴원하시며 '증오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말씀하셨다.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야권 대통합'을 강조하셨다"며 "민주당이 분열한다면 국민들은 민주당을 외면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더 이상의 분열은 막아야 한다. 당내의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세 분의 탈당 소식에 너무도 마음이 아프다"라며 "이 분들을 담을 자리가 민주당에 없다는 현실도 안타깝기만 하다"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오해와 착각에 빠지면 안 된다"며 "민심은 민주당의 작은 승리에는 관심이 없다.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큰 승리에만 관심이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힘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하나돼 윤석열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의 추상같은 명령"이라며 "더는 뺄셈 정치로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탈당하지 않고 잔류한 윤영찬 의원의 선택에 대해선 두둔했다. 그는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윤영찬을 모르는 사람들은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통음하며 그를 붙들었는지를"이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그는 정치적 판단으로 남은 것이 아니다. 그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남은 것"이라며 "또 다시 그에게 모멸감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친명계에선 원칙과상식의 탈당 선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양이원영 의원은 탈당한 의원들을 향해 "이들은 당내에서 기득권을 누릴 만큼 누린 정치인"이라고 직격했다.

양이 의원은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 3선 국회의원이고, 김종민·조응천 의원은 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이라며 "지금까지 이들은 로마시대 원로원 의원이라도 되는 양 대의원제 축소를 반대하며, 당내 직접민주주의 반대에 앞장서 왔다. 그러면서 당원들을 천원 당원, 동원 당원이라며 모욕하고 당원들의 권리 강화를 개딸 파시즘이라고 모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이들 행태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치를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던 보수세력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며 "이들이 생각하는 시민과 당원의 모습은 무지몽매한 군중 그 이상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폭정에도 불구하고 180석 민주당이 무기력에 빠진 것은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이 당내에서 발목 잡고 브레이크를 걸어 왔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이분들이 탈당을 선택한 것은 당원들을 무시하고, 당원들의 선택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참 아이러니한 것은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 의원은 민주당 당원들이 좋아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좋아하는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에는 숨죽이며 눈치만 보고 있는 제2, 제3의 이원욱, 김종민, 조응천이 있다"며 "그분들이 민주당에 남아 당당히 경쟁해서 더 강한 민주당으로의 길에 동참하고, 당원들의 사랑을 받는 정치인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원칙과상식에서 이탈한 윤 의원을 저격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여선웅 청와대 전 청년소통정책관은 윤 의원의 잔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페이스북에 "원칙과상식의 기준이 공천이었냐"고 따져 물었다.

여 전 정책관은 윤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 탈당을 예고하고 원칙과상식에서 나오셨네요"라며 "민주당 잔류가 아니라 원칙과상식의 배신으로 느껴진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현근택 나가면 되는 거였냐"고 되물었다. 윤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 준비 중인 현근택 변호사가 최근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며 공천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 전망이 나오자, 윤 의원이 공천 유불리를 따져 당 잔류를 택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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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