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1월 말 이후 특별법 공식 논의 없어
관련 예산 32% 줄어…산업지원 '절반 삭감'
해상풍력산업을 지원하는 해상풍력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야 논의가 지지부진해지며,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올해 해상풍력 지원 예산까지 32%가량 급감하며 지원 동력이 줄어드는 모양새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해 11월 말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 법안소위에서 해상풍력특별법을 안건에 올린 이후 현재까지 공식적인 논의를 재개하지 않았다.
해상풍력특별법은 '해상풍력 보급 활성화에 관한 특별법안', '해상풍력 계획입지 및 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안', '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안' 등 3건으로,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입지를 선정해 주고 인허가를 단축해 주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해상풍력특별법 논의가 난항을 겪자 지난해 11월 여야는 지도부에서 사전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고 법안소위에 재상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4월 총선 준비에 돌입하며 자연스럽게 법안 논의는 관심 밖으로 밀렸다.
여기에 올해 정부 지원 예산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확정된 올해 해상풍력 관련 지원 예산은 총 179억1700만원이다. 지난해 동일한 사업 예산이 총 263억500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2%나 급감한 것이다.
특히 해상풍력 산업지원 예산은 지난해 164억5000억원에서 올해 84억83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해상풍력수산업환경공존기술개발 예산은 지난해 19억원에서 14억3400만원으로 줄었으며, 공공주도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개발 지원 예산은 1년 전과 같이 80억원으로 결정돼 이전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해상풍력을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해 힘을 싣던 한국전력공사도 속도 조절에 나선 모양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근 신년사에서 해상풍력과 관련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지난해 김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해상풍력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자금력과 기술력, 풍부한 해외 파이낸싱 경험을 갖춘 한전이 적극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을 빠르게 구축해야 한다"며 취임 때부터 줄곧 해상풍력을 강조해왔다.
한전이 직접 해상풍력 등 발전사업을 하기 위해선 전기사업법 개정을 선행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물밑 작업도 멈춘 상태다.
전기사업법상 한전은 송·배전과 전기판매 사업만 가능하다. 앞서 2001년 발전 사업을 쪼개 발전자회사로 분리한 한전이 다시 발전 사업을 하기 위해선 전기사업법을 손봐야 한다.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한전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신안 해상풍력(1.5GW),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1.2GW), 제주 한림 해상풍력(100㎿) 등만 간신히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원자력 발전에 방점을 찍은 만큼 신재생에너지인 해상풍력 추진에 완급 조절을 하는 분위기다.
에너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해상풍력 보급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안덕근 신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계획적이고 속도감있는 해상풍력 보급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해상풍력특별법 제정은 필요하다"며 "해상풍력이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원론적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의 관심이 줄어드는 게 가시화되자,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해외에 비해 국내 해상풍력은 아직 태동기 단계이기에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에 대한 이슈가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지만 풍력발전을 촉진시킬 법안이 제대로 논의 되지 않고 폐기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국내외 사정상 풍력발전 활성화가 꼭 필요한 만큼 사업자의 의견을 포함해 각 업계의 의견이 담긴 더 나은 법안이 발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