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일선서 외사 경찰 20여명, 한자릿수
광주 외국인 절반 광산구, 지원 공백 우려
"지역 치안 수요 고려한 맞춤형 정책 필요"
외국인 전담 부서인 외사계를 해체·축소하는 경찰청의 조직 개편안을 두고 치안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유입 증가세인 광주에서도 외사계 통폐합을 앞두고 있어 범죄 예방과 대응 기능이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14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 외사계 해체·축소안에 따라 광주 지역 외국인 담당 경찰이 21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다.
현재 외사 경찰은 광주청 9명, 광산서 5명, 북부서 4명, 동·서·남부서 각 1명 등 총 21명인데 개편 이후에는 3명만 광주청에서 외사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외국인 지원 업무도 분산된다. 다문화 관련 업무는 범죄예방과, 외국인 범죄 피해자 지원은 여성청소년과, 통역은 수사과, 국제 공조는 형사과, 테러 대응은 안보수사과로 나뉜다.
외사계 폐지를 앞두고 외국인 관련 수사 공조의 어려움이나 치안 공백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 최근 5년 간 마약·폭력·성범죄·절도·살인·강도 등을 저질러 붙잡힌 외국인 피의자는 매년 500~600명이다.
특히 공단 밀집 구역과 고려인마을이 있는 광산구의 경우 외국인 수가 2만5108명(2022년 기준)으로, 광주 전체 외국인(4만4063명)의 56.9%를 차지한다. 광산구 외국인 수는 지난 2018년 2만3000여 명에서 5년새 1700여 명이 늘었다.
경찰은 고려인마을의 외국인 범죄가 늘자 2022년 9월 '외사 안전 구역'으로 지정, 범죄 예방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 수사 시 각 나라의 문화나 관계를 잘 알고 있는 외사계에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다"며 "전담 인원이 없으면 마약·용의자 검거 등 수사 공조에 일부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광산서는 우즈베키스탄·베트남·캄보디아 등 나라 별 전담 외사관을 지정, 외국인 커뮤니티와 소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수를 유도하거나 마약 수사를 돕기도 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외사계가 유학생 지원부터 범죄 예방까지 다양한 일을 하는데 관련 업무가 흩어지면 외국인 치안이 소홀해 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지역 실정에 맞게 조직을 꾸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훈 대전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청이 개편 방침을 정한 뒤 지역 실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괄 적용하는 것은 주민 밀착형 행정을 펼치는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개편되는 조직에 외사 업무를 충분히 안내하고, 다문화 전담반을 꾸려 치안 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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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