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 대행 믿고 맡겼는데" 고객사 등친 법무사 사무장 징역형

업체 빙자하며 17억대 부동산 매매·보증금, 수수료 떼먹어
갖고 있던 업체 인감으로 1억 넘는 약속 어음도 무단 발행

자신이 일하는 법무사 사무실에 등기·세무를 위임한 고객사의 인감 등으로 온갖 사기 행각을 일삼고 업체 명의 억대 어음까지 무단 발행한 70대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 5단독 김효진 부장판사는 사기·유가증권 위조·위조 유가증권 행사·사문서 위조·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법무사 사무실 전 사무장 박모(70)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선고 직후 곧바로 법정 구속됐다.



A씨는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아파트 분양권 거래 비용, 허위 매물 매매 대금·임차 보증금, 부동산 절세 명목 자금 세탁, 투자금 대출, 세금 대납·추심 회피 등 세무·소송 대행료 등 온갖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17억여 원을 뜯어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자신이 일하던 법무사 사무실에 등기 업무 등을 맡긴 부동산 업체 B사의 승낙·위임 없이, 갖고 있던 B사 명의 인감으로 유가 증권에 해당하는 약속어음(1억여 원 상당)을 무단 발행하고 행사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또 B사가 소유한 부동산에 대한 전세임대차계약서 등 사문서와 매매약정계약서 등 각종 사문서를 위조, 행사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법무사 사무소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악용, 부동산 등기·세금 업무 등을 위임한 B사와 개인 고객의 명의로 온갖 사기 행각을 벌였다.

A씨는 B사를 "내가 관여하고 있는 업체다" 등의 말로 피해자를 속여 아파트·숙박시설 등 각종 부동산 매매 대금만 받아 챙겼다. 근저당권이 설정된 주택에 대한 임대차 보증금만 받거나, 보일러 배관이 없어 숙박시설로는 쓰이기 어려운 불량 매물을 떠넘겼다.

심지어는 B사가 보유한 부동산에 살던 임차인에게 임의로 보증금 4000만 원을 한 번에 올려 달라고 요구, 자신 몫으로 빼돌리기도 했다.

또 B사나 재개발조합 등을 빙자해 절세 명목 허위 거래를 꾸며주는 대가나 국세청 추징 회피 같은 세무 대행 수수료 등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을 속이고자 B사 명의의 1억대 약속 어음 무단 발행, 임대차 계약서 위조 등도 서슴지 않았다.

이렇게 빼돌린 피해금은 수 억대에 이르는 A씨의 개인 채무를 갚거나 법무사 사무실 유지비 등으로 쓰였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거래 내역을 꾸민 것이 아니라 실제 조경수 판매를 했다', '사기의 고의가 없었다', '빌린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등의 주장을 폈으나 재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장은 "일부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렀지만 피해자가 다수이며, 피해 규모 역시 매우 크다.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회피하고 있으며 동종 전과 처벌 전력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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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