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누구도 징벌·위헌 주장 안 한다" 재판장의 일침

'종교 이유로 대체복무 거부'
징역 1년6개월 실형 선고
"교정시설 복무는 징벌" 인정 안해

"법무관으로서 직접 본 현역병 복무는 고역 그 자체였다. 그러나 복무 중인 현역병 어느 누구도 병역을 징벌 또는 위헌이라고 하지 않았다."

재판장은 종교적 이유를 들어 대체복무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병역의무 기피자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이같이 일갈했다.



광주지법 형사7단독 전일호 부장판사는 13일 102호 법정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종교 등 양심적 이유에서 병역 의무 거부할 경우 교정 시설 등에서 대신 하도록 한 대체복무에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대체복무제는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8년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을 헌법불합치로 결정하면서 마련됐다.

지난 2020년 10월 처음 대체복무제가 시행에 따라, 양심적 병역 거부자는 전국 교도소·구치소 등 교정시설에 배치돼 병역 대신 복무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교정시설에서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18개월)의 2배인 36개월 간 합숙 복무하면서 취사· 병 간호·환경 미화·시설 보수 등 공익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대체복무자는 10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 측은 총기를 드는 병역이 종교적 신념에 어긋나고, 3년간 교정 시설 등에서 대신 의무를 다하도록 한 대체복무에는 징벌적 성격이 있어 위헌이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재판장은 대체복무제의 입법 과정에서의 주요 쟁점과 경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현행 대체복무제는 위법의 근거가 없고 입법의 재량을 넘은 것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어 "본 재판장은 2004년부터 2007년 육군 법무관으로 복무했다. 강원도 철원에 주둔한 3사단 백골부대에 근무하면서 직접 본 최전방은 안전이 확보된 이동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지뢰가 매설돼 있었고, 비무장지대에는 언제든 북한군 사격을 받을 위험이 있었다. 현역병들은 위험하고 고된 근무환경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장은 "특정 종교를 믿었던 한 병사는 토요일 예배를 못 드려 힘들다며 탈영해 산에 숨어 있다가, 부모의 설득으로 자수했다. 일요일 종교활동 참여를 다짐해 선처를 받았다"면서 "법무관으로서 지켜본 현역병들의 군 복무는 고역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무장지대 근무 병사도, 안전 사고로 숨진 군인의 유가족도, 영내 성폭력 피해 병사도, 다른 종교활동에 참여해야 했던 병사 등 그 누구도 군 생활이 고역이라서 징벌이라거나 위헌이라고 하지 않았다"면서 "교도소에서 합숙 형태로 이뤄지는 대체복무가 얼마나 고역인지는 알 수 없으나, 현역병의 복무 강도보다 무겁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고 일침했다.

재판장은 실형을 선고하면서도 헌법재판소에서 대체복무제에 대한 위헌 여부를 다투고 있고 도주 우려는 없다고 판단해 A씨를 법정 구속하지는 않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