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목적 외국어 방송 주파수…광주·서울·부산 뿐
"외국어 이외 용도 활용 할 경우 허가 취소 규정"
광주시가 지역의 소식을 외국어로 전달하고 있는 광주영어방송 존치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강기정 시장이 "라디오 방송 주파수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며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공공재산인 주파수를 반납한 뒤 재취득 할 경우 수백억원의 비용이 투입되며 광주영어방송은 특수목적(외국어) 종합편성채널로 허가를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반납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기정 시장은 13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기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영어방송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시장은 "현재의 고민은 영어방송을 운영하기 위해 확보한 라디오 방송 주파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며 "영어방송을 폐지하면 주파수도 반납을 해야 하는지,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한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광주영어방송은 지난 2008년 10월 영어 라디오 방송국 허가를 받은 뒤 2009년 4월부터 광주지역 송출을 시작했다.
주파수는 무등산 송신소 FM 98.7㎒, 구봉산 중계소 FM 93.7㎒가 있으며 광주와 전남 일부지역에 영어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남에 따라 2013년 10월 중국어, 2017년 3월 베트남어 방송을 개시하며 청취자를 늘렸다.
외국어 전용 방송 주파수는 광주와 서울, 부산에만 배정돼 있으며 방송통신위원회 규정상 프로그램의 80% 이상을 외국어로 송출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규정을 어기면 방송통신위원회가 주파수 허가를 취소 할 수 있으며 재취득을 위해서는 기본자금 100억원 등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영어방송문제는 공공기관 혁신을 논의할 때 함께 다뤄졌어야 했는데 빠졌었다"며 "주파수 문제만 해결되면 이후에는 속도감 있게 방향이 잡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민이 필요하면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원칙이다"며 "광주영어방송이 지역의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서고 있는지 등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으며 시의회와도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영어방송은 현재 16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광주시는 지원 예산을 올해 18억원으로 감액했다.
임미란 광주시의원은 "현재 광주지역 외국인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4만4063명으로 인구 대비 3%, 전남은 7만3183명으로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마다 증가추세이다"며 "광주영어방송은 폐지가 아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자체에서 지상파 주파수를 소유한 곳은 많지 않고 지상파 주파수는 전파의 범위가 한정적이기에 선택된 방송사들만 방송할 수 있다"며 "광주영어방송은 지상파 주파수를 두 개 소유하고 있는 광주의 품격을 높이는 소중한 공공자산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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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