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단체, 잇단 기자회견
합병 승인 시 통합 LCC 출범
최근 에어부산 직원 줄 사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가 지난 13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함에 따라 지역사회에서는 에어부산의 조속한 분리매각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당초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간 화물·승객 운송에서 경쟁하는 두 항공사가 합병해 이 노선을 운항하는 단일 최대 항공사가 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관련 아시아나항공의 글로벌 화물기 사업을 분할 매각하고, 승객 운송은 경쟁회사인 티웨이항공에 4개의 중복 노선 운항을 시작하도록 제안하기로 했다. EU 집행위는 이를 받아들여 약속 이행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은 미국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이뤄지면, 자회사인 진에어(대한항공), 에어부산(아시아나), 에어서울(아시아나) 저비용항공사(LCC)가 결합한 '통합 LCC'가 출범한다. 사실상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통합되는 셈이다.
앞서 승인한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JFTC)는 지난달 31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할 때 부산 노선 슬롯 반납 조건을 포함했다. 부산~오사카, 삿포로, 후쿠오카 노선이 대상이다.
에어부산은 부산~오사카(일 왕복 3편), 삿포로(일 왕복 1편), 후쿠오카(일 왕복 4편)를 모두 운항 중이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이자 김해국제공항을 허브로 둔 에어부산을 분리매각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부산시민운동본부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15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에어부산 분리매각 공약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추진협의회는 산업은행측에 에어부산 분리매각 요청과 관련한 답변 요구서를 전달할 방침이다.
당초 가장 먼저 에어부산 분리매각 문제를 외쳤던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역시 오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촉구할 방침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2007년 부산시를 비롯해 부산 상공계가 출자하고 아시아나항공이 참여해 탄생한 회사다. 직원 대부분이 부산, 울산, 경남을 비롯한 동남권에 기반을 뒀다.
하지만 코로나19와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인해서 수년째 임금이 동결되면서 최근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늘어 1400여 명이던 본사 직원이 1200여 명대로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로나 이후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발 빠르게 시장 대응에 나서고 기단을 확대하는 것과는 달리 에어부산은 항공기 기단 역시 쉽게 늘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민간기업의 합병 과정이므로 한 발 빼는 모양새다. 전날 지방시대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윤상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작업이 계속되고 있고, 마찬가지로 LCC도 통합 작업을 같이 검토 중으로 현재 단계에서는 당장 분리해서 (매각)하겠다는 그런 계획으로 진행된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항공사(대한항공)에서 결정을 한다면, 추후 매각 자금이 확정된 다음에 추가적으로 검토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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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