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충북대 방문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 발표
지역거점대 9곳 재정 투자 확대…서울대 70% 수준으로
"지방 국공립대도 최소한 서울대 수준으로 지원해야"
참석 예정 국립대 총장 불참…"교육부가 야당 행사 눈치 줘"
더불어민주당은 15일 4·10 총선 교육정책 공약으로 지역거점 국립대 9곳을 집중 육성하는 방안을 밝혔다. 지역거점 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여 지방 소멸을 막는다는 구상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충청북도 청주시 충북대학교 오창캠퍼스를 방문해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정책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제는 국토균형발전으로 정상화시킬 수 없다. 이제는 국토균형발전이 아니라 '국토불균형발전'을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차별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지방에 대한 추가 지원, 불균등 지원, 차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출생이 시대적 화두가 돼있는데, 전세계에서 아마도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대한민국이지 않을까"라며 "그 중심적인 이유 중 하나가 교육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학 간 차별이 심각하다. 특정 국립대와 지방대의 지원을 비교하면 거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한다"며 " 안그래도 어려운 지방에 더 나쁜 악순환 불러오는 잘못된 정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통해 지방 국공립대도 최소한 서울대 수준의 지원을 해줘야 한다. 저는 사실 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년들이 서울로 수도권으로 가지 않고도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희망 갖고 살 수 있는 세상,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대안을 찾아 보겠다"고 말했다.
이 공약은 거점국립대(강원대·충북대·충남대·경북대·부산대·경상국립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를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집중 투자하고 육성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 지역거점 국립대는 입학 정원 대비 20% 가까이 자퇴생이 급증하는 등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은 그 원인을 학생 1인당 교육비가 서울대 대비 3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취약한 재정 상황에서 찾았다.
이에 민주당은 지역거점 국립대 9곳의 재정 투자를 학생 1인당 교육비 기준 서울대 70% 수준까지 늘려 우수 교원 확보, 시설·기자재 확충 등 기본 교육여건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가칭 '대학균형발전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거점 국립대 및 지방 소재 국・사립대에 대한 지원 강화 근거를 마련하고 지자체장과 교육감이 지역 산업 및 중등교육과 거점 국립대와 연계한 대학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거버넌스 개혁 방안도 포함한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거점 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소멸과 지방대 붕괴를 막겠다는 의지"라며 "학서열체제 및 수도권대학 병목 현상 완화, 공교육정상화를 꾀하기 위해 대학체제에 대한 변화와 과감한 투자는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향후 '대학균형발전법' 제정과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여당과 초당적인 협력에 나설 방침이다.
이 대표는 간담회 이후 다양한 융복한 기기의 전파시험을 지원하는 '전파플레이그라운드'를 방문해 충북대가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에 탑승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참석 예정이었던 국립대 총장들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민주당은 교육부에서 총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간담회 준비 과정에서 교육부가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총장들이 야당 행사에 가는 것에 대한 눈치를 준 것이 있었다고 파악하고 있다"며 "총장들이 지난 대선때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한 과제가 정파적 문제로 묻히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 정책위의장의 말씀을 들어보니 '참 쪼잔하다' 그런 생각이 든다"며 "동네 애들 말싸움하는 것도 아니고 자꾸 시비를 거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면 국민들 보시기에 언짢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수준을 높여주면 좋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교육부 반대로 행사 전날 참석이 어렵다고 얘기했다"며 "교육부에서 야당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맞느냐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참석이) 부담스럽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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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