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죽곡마을이주대책위, 경남도 행심위 결정 비판

진해구청, 공유수면 불법 점·사용 업체에 변상금 부과·복구 명령
경남도 행심위는 불법 점·사용 해상크레인 허용 결정 주장
도 행심위 "15일 회의, 해상크레인 사용 결정과 무관" 해명

경남 창원시 진해구 죽곡마을이주대책위원회는 20일 오후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상남도 행정심판위원회가 지난 15일 ㈜오리엔탈 마린텍의 장기간 공유수면 불법 점·사용 해상크레인에 대한 사용 허용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오리엔탈 마린텍은 진해국가산업단지 입주기업으로 죽곡마을 앞에 있는 조선기자재 제작 업체다.

1992년 옛 오리엔탈정공 진해사업소로 출발한 이 회사는 지난 6일 창원시 진해구청으로부터 25억4400만 원의 변상금과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취소, 원상회복 명령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공유수면에 화물선 접안 용도로 2004년 6500㎡, 2009년 3235㎡ 등 총 9735㎡의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받아 사용해왔으나, 지난 2023년 하반기 주민들의 공익제보 등으로 허가받은 면적 이외 해상크레인 2기 안쪽의 공유수면 9만8380㎡를 무단 점용·사용해온 것으로 파악됐고, 진해구청에서는 공유수면법 위반이라며 변상금 부과 등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회사와 노조는 30년 넘게 사용해왔는데 이제 와서 원상복구 명령 등 처분은 부당하다면서 경남도에 행정심판청구를 하는 한편, 지난 16일 오전에는 도청 정문 앞 도로에서 진해구청의 행정처분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하루 전 지난 15일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오리엔탈 마린텍의 해상크레인 사용을 허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진해구 죽곡마을이주대책위원회가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불법·탈법 공해기업의 들러리인가'라며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오리엔탈 마린텍의 불법·탈법적인 환경공해로 불안과 고통이 가중돼 지난 2023년 11월 7일부터 회사 앞에서 집회를 통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으나 회사 측은 책임회피성 발언만 일삼았다"면서 "부득이 창원시와 행정·사법기관에 공익제보해 상당 부분 수사와 행정처분 조치가 내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리엔탈 마린텍의 장기간 공유수면 불범 점·사용에 대한 공정하고 엄중한 법 집행이 우선이며, 앞서 내려진 행정사법기관의 (해상크레인 등) 사용중지 명령이 집행되어야 함에도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15일 기습적으로 회의를 열어 해상크레인 사용 허용을 결정했는데 그 배후와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또 "주민의 공익제보를 바탕으로 행정·사법기관의 현장조사에 의해 최종 내려진 '사용중지 명령'을 뒤집는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지, 기업의 이익와 논리에 매몰돼 재량권을 오용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남도 행정심판위는 오리엔탈 마린텍이 창원시 진해구청으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공유수면 면적 9735㎡에 대한 사용 결정을 한 것인지, 허가면적의 10배가 넘는 불법 점·사용 8만9350㎡를 포함해 결정한 것인지를 밝혀라"고 요구했다.

주민대책위는 "지금까지 불·탈법 행위를 조사해온 행정·사법기관은 더 이상 법 집행을 미루지 말고, 그 행위에 상응하는 엄격한 조치를 통해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법리를 일깨워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경남도는 개별법 관리·감독 기관인 창원특례시와 함께 환경공해의 고통 속에 살고 있는 수치·죽곡 주민들을 위한 이주대책과 환경피해 근본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주민대책위에서 오늘 회견문을 통해 '지난 2월 15일 경상남도행정심판위원회가 기습적인 회의를 열어 해상크레인 사용을 결정하였는데 그 배후와 동기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는데, 행정심판 집행정지는 행정심판법 제30조에 의거 ‘중대한 손해, 긴급’ 등이 인정되어 처분이 행정심판 재결 시까지 그 집행이 일시 정지된 것이며, 경남도행정심판위의 결정은 오리엔탈 마린텍의 불법 해상크레인 사용 결정과는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해명했다.

오리엔탈 마린텍 노조는 지난 16일 도청 앞 집회에서 "30여 년 전 진해시(현재 창원시 진해구청)로부터 공유수면 점유 및 사용 허가를 받아 지금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시정요구가 없다가 갑작스레 무단점용으로 단정하고 점·사용 허가 취소, 원상회복 통지를 받아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30여 년이 지나는 동안 법이나 시행령 등이 변경돼 행정지도 같은 개선명령을 내린다면, 당사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변경된 법에 적합하게 시정조치를 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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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