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공의 10명 중 7명, 의사 가운 벗었다…"엄정 대응"

20일 오전 8시 기준 141명 중 103명 결근
제주대병원 소속 53명·모자협력 50명 등
전공의 공백 수술실 운영부터 축소될 듯
도, 조사해 휴진 참여 시 '업무 개시 명령'

제주도내 병원 등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 10명 중 7명이 진료 현장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전공의 집단행동의 여파다.



20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도내 6개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전공의 141명 중 73%인 103명이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현장에 남은 전공의는 38명에 불과하다.

전공의가 가장 많은 제주대학교병원의 경우 본원 소속 전공의 75명 중 53명이, 모자협력(타 지역 병원서 파견) 20명이 결근했고 근무 중인 전공의는 본원 소속 22명이다. 본원 소속 전공의 53명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무단결근으로 판단됐다.

35명의 전공의가 있는 제주한라병원은 파견의 22명 중 20명이 결근했다. 본원 소속 13명과 파견의 2명 등 전공의 15명이 의료현장을 지키고 있다.

서귀포의료원과 한마음병원, 중앙병원은 각 3명씩의 파견의가 모두 결근했고 한국병원은 파견의 2명 중 1명만 출근했다.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 사태로 인해 당장 수술실 운영부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12개 수술실을 운영 중이나 22일부터는 8개로 축소 운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응급실 가동도 우려된다. 다만 6개 응급의료기관이 비상 상황 발생 시 상호 연계해 응급상황에 대처하기로 하며 급한 불은 껐다.

도는 이날부터 전공의들의 집단 휴진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공의 근무 상황 점검에 나섰다. 제주대병원과 한라병원은 보건복지부(복지부)가 하고 나머지 4개 병·의원은 도가 현장조사를 한다.


현장조사에서 전공의 근무상황을 점검해 집단 휴진 참여가 확인되면 '업무개시 명령서'를 교부하게 된다. '명령서' 미이행 시에는 형사고발 대상이 된다.

도는 또 응급환자 24시간 비상진료가 차질 없도록 응급실 장직 근무 명단을 확인한다. 당직 의사가 근무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면 응급실 근무명령 미준수 확인서를 징구해 복지부에 전달, 조치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제주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평일 진료시간 연장 및 주말과 공휴일 진료를 단계적으로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의원급 동네 의료기관까지 진료 공백이 확산하게 되면 보건소 연장 진료도 추진한다.

강동원 제주도 도민안전건강실장은 "의료 공백을 방지하고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업무개시 명령을 발동하는 등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6일 의사인력 확대 방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전국 5대 병원 전공의는 전원 사직서를 제출,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기로 결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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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