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자녀 살해 후 방파제 유기
범행 인정…檢 "용서 받을 수 없는 죄"
생후 3개월 자녀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부장판사 홍은표)는 22일 살인 및 사체 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27·여)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또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보호관찰 명령 등도 내려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생후 3개월된 친자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해 용서 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9월 B군을 출산한 뒤 약 3개월 뒤인 12월23일 자정께 집에서 B군을 살해하고 같은날 오전 7시께 서귀포시 한 방파제에 B군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아들을 살해하려는 목적으로 자고 있던 B군에게 담요를 덮은 뒤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약 6시간 뒤 귀가한 A씨는 호흡 곤란으로 숨져 있는 B군을 확인, 포대기와 지퍼 가방에 넣은 뒤 택시를 타고 약 1.3㎞ 떨어진 방파제 테트라포드 사이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과거 연인 관계에 있던 피해자의 휴대폰을 이용해 금융 앱에 접속, 피해자 명의로 소액 대출을 받아 총 1억66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A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는 "반성하고 있다"고 짧게 말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A씨)은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자백했다"며 "피해자는 24세때 낳은 아이였고 친부는 아이까지 있는 유부남이었다. 친부가 아이를 지우라고 했으나 피고인은 가족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몰래 낳아 키워왔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 일하면서 자녀를 키웠으나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끝내 베이비시터의 월급도 주지 못했고 극심한 산후우울증이 오면서 순간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다"며 "계획된 범행이 아니고 양육 과정에서 학대도 하지도 않았다. 나름대로 엄마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3월14일에 열릴 예정이다.
A씨의 범행은 B군의 출생 신고 기록은 있지만 의무예방접종이 없는 점을 수상히 여긴 서귀포시가 조사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A씨는 B군의 소재를 묻는 시청 직원에게 '아이는 아빠가 육지에서 키우고 있다'고 하거나 다른 아이의 사진으로 양육하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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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