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물량 3분의 2 미계약
트리우스 광명 선착순 분양에도 물량 못 털어
"좋은 자재와 낮은 분양가 추구 양립 어려워"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단지에 미계약 물량이 속출하는 등 청약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수원 권선구 '매교역 팰루시드'는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잔여물량 무순위(사후) 입주자를 모집했다. 이번 모집 대상은 일반공급 물량 1234가구 중 정당계약과 예비입주자 계약 이후 잔여물량인 829가구로, 당첨자의 3분의 2가 계약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해당 단지는 지난해 12월 959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특별공급 제외)에서 2923명이 지원해 3.05대 1의 성적을 거뒀지만, 정당계약에서 예비번호를 받은 당첨자들까지 계약을 대거 포기했다.
이는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 기준 최고 분양가는 8억9900만원으로, 인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2019년 12월 분양) 같은 평형 분양가가 5억9500만원, '매교역푸르지오 SK VIEW'(2020년 2월 분양)가 6억5200만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3억원 가량 높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매교역 팰루시드는 이날 무순위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뒤 재차 정당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계약조건안심보장제를 시행해 향후 분양조건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도 같은 조건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소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말 입주 예정인 광명뉴타운 제2R구역 '트리우스 광명' 역시 물량을 해소하지 못해 지난 6~7일 1차 임의공급을 진행했다. 임의공급물량은 총 105가구로 일반공급(517가구) 물량의 약 20% 수준이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최고 11억860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광명자이더샵포레나(전용 84㎡ 기준 최고 10억4550만원) 등 인근 신축 분양가보다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 10월 1순위 청약 이후 미계약 물량이 속출하자 선착순 분양을 먼저 실시했으나 물량 소진에 시간이 소요되자 결국 이달 임의공급을 실시했다.
이러한 단지들은 역세권 입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수혜, 초등학교 설치 등 호재가 포진해 있음에도 인근 시세 대비 높은 분양가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서울 내에서도 '고분양가 논란'으로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지난달 3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122가구에 대해 무순위청약을 받았지만 계약에 실패하면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순위 청약 이후 임의공급만 세 차례 진행했지만 여전히 물량이 남아있다.
이처럼 서울 및 경기권 분양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전국 미분양 물량은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2월 7만5438가구로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찍었다가 3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한 뒤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857가구로 전월(1만465가구) 보다 3.7%(392가구) 증가했다. 지난해 10월(1만224가구)부터 3개월 연속 1만가구를 넘어섰다.
한편 업계에서는 건설업계 물가 급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신축 분양가는 계속해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폭등한 물가 상승분이 신축 분양가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서울 등 도심 땅값은 지속 상승 중이고 자잿값과 인건비, 물류비, 금융비용, 공사기간 등이 모두 크게 늘거나 올랐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은 우수한 입지와 좋은 자재와 조경,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 등을 원하면서도 분양가는 싸게 받을 수록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좋은 자재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 추구는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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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