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학살' 논란에 비명 반발 확산…민주, 총선 앞 '두 동강'

비명 '하위 20%' 잇따라 통보…불공정 공천에 반발 확산 당 분열
이재명, 통합은커녕 공정 공천만 주장…당 분열로 총선패배 위기
친문계, 의원회관서 모여 대응책 논의…향후 집단 행동 가능성도

4월 총선 공천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당이 두 동강이 난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통합과 혁신은커녕 공천 갈등을 방치하며 당 분열로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공천이 공정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공천 갈등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총선 패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평가 '하위 20%' 개별 통보에 들어간 가운데, 최하위권 명단에 비이재명계가 잇따라 포함되면서 '공천 학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총선을 한달 남짓 남겨두고 당이 쪼개질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21일 민주당에 따르면, 비명계 학살 논란은 공관위가 하위 20% 개별통보를 시작하면서 불이 붙었다.

공관위는 지난 19일부터 의정활동 평가에서 최하위권에 속한 현역 의원 20%에 대한 순차적 개별 통보에 들어갔다. 전날까지 최하위권 31명 중 20여 명이 공관위원장의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선 오는 23일께 통보 작업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위 20%' 명단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비명계 의원 상당수가 포함된 명단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돌았고, 실제 하위 통보를 받은 비명계 의원들이 줄지어 '커밍아웃'에 나서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했다.

4선 중진 김영주 의원은 '하위 20%'에 포함됐다는 통보를 받았으나 납득할 수 없다며 탈당을 선언했고, 대표적인 비명계 박용진 의원과 윤영찬 의원도 최하위권인 '하위 10%' 통보를 받았다며 공천 심사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박 의원은 당 재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가 여러 차례 입장을 내고 공천 심사 작업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진화에 나섰지만, 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최근 이재명 대표 주재로 '밀실'에서 공천이 논의된 사실이 알려진 데 더해, 비명계 유력 인사들을 제외한 친명 예비후보 중심의 경쟁력 조사가 무더기로 이뤄지면서 공천 논란은 수습이 어려운 지경에 이른 모양새다.

친문재인계 인사들은 최근 잇달아 비공개 모임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홍영표·전해철·송갑석·윤영찬 의원 등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최근 공천 심사 과정에 문제의식을 갖고 집단행동 여부 등을 검토했다고 한다. 이들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이날 오후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전달할 계획이어서 의총에서 갈등이 표면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같은날 1차 경선 결과와 전략선거구 추가 발표가 예정돼 있어 파열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서대문을과 송파을 송파병, 경기 광명갑 등 선거구 결과가 이날 발표될 예정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지금 공천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탈당을 이야기하는 의원들 숫자가 어림잡아도 10명 안팎이다"라며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이렇게 사분오열된 상황에서 선거를 치를 수나 있을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한 친명계 재선 의원도 "여당에 비해 우리 당 파열음이 너무 크다"며 "지도부가 이번 사태를 빨리 매듭지어줘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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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