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음주운전 경찰관 3명…광주 서부서 감찰 본격화

특별경보 1호 기간 중 또 만취운전…감찰 한 달만
'복무 점검' 경찰청 감찰반 파견…'지휘 책임' 묻나
'금주 호소'도 공염불…"면목 없다" "반면교사하자"

올해 들어 현직 경찰관 3명이 잇따라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광주 서부경찰서에 대한 감찰 조사가 본격화됐다.



4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청 감찰부서는 4명이 이날부터 서부서에 파견해 복무 실태 등을 점검하는 상주 감찰을 벌이고 있다.

이번 감찰은 올해 들어 서부서 소속 경찰관 3명이 잇따라 음주운전이 적발된 데 따른 복무 기강 전반을 두루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감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위 회부 등 후속 조처가 있을 예정이다.

서부서 형사과 A(52)경감은 전날 오후 9시 20분께 서구 풍암동 한 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42%(운전면허 취소수치) 상태로 운전하다 앞선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입건됐다.

A경감은 사고 수습 도중 "술 냄새가 나는 것 같다"는 상대 차주의 신고로 음주 사실이 적발됐다.

특히 윤희근 경찰청장이 전국 각지에서 경찰관들의 각종 위법·일탈이 잇따르면서 지난달 7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특별경보 1호 발령한 만큼, 고강도 감찰이 펼쳐질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경찰청은 경찰관 일탈에 대해 '지휘 책임'까지 따져, 일탈 당사자 뿐만 아니라 상급자도 엄중 문책하고 있다.

'지휘 책임'까지 물을 경우, A경감 외 징계성 인사 조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광주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음주운전 적발 사례는 A경감을 비롯해 4건이다. 산술적으로 한 달에 1건 꼴이다.

앞서 서부서 금호지구대 소속 B경위는 지난달 1일 면허 취소 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태에서 만취 운전을 하다 단독사고를 내 적발됐다.

지난 2월 2일에도 서부서 소속 C경위가 면허 취소 수치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태로 개인형 이동장치인 전동킥보드를 몰다 넘어져 덜미를 잡혔다.

북부서 지구대 소속 경위도 새해 벽두였던 올 1월 2일 도로 위에서 잠들었다가 시민의 음주운전 의심 신고로 붙잡히기도 했다.

이미 지난달 초 광주청·서부서 대상 감찰이 펼쳐졌고, 경찰관 노조 격인 광주경찰청·일선서 직장협의회도 "조직과 동료 보호 차원에서 금주 동참을 간곡히 호소한다"며 자정 노력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또 음주운전이 적발되면서 내부에서도 자성 목소리가 높다.

한 경찰관은 "내부에서도 지탄 목소리가 높다. 경찰관이 시민 신고로 잇따라 음주운전이 적발돼 면목이 없다"고 했다.

또 다른 경찰은 "고강도 감찰 조사가 예고되면서 조직 내가 어수선하다. 후속 조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동료인 만큼 안타깝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체로 반면교사 해야 한다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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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