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주총서 현직 이사 12명 재선임 '완승'
밥 아이거 CEO "이젠 성장-가치창출에 집중"
넬슨 펠츠, 이사회 입성 실패…"역대 최대 패배"
수천만 달러의 값비싼 위임장 대결로 주목 받았던 월트디즈니와 월가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의 경영권 분쟁이 디즈니의 압승으로 일단락됐다.
외신들에 따르면 디즈니는 3일(현지시각)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멤버 12명을 재선임함으로써 펠츠에게 통렬한 패배를 안겨줬다.
펠츠의 행동주의 펀드 트라이언파트너스는 디즈니의 투자 실패와 경영 승계 문제 등을 주장하며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었다. 그리고 펠츠와 제이 라술로 전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새 이사로 추천했다.
그러나 이날 투표 결과 표 대결은 디즈니의 압승으로 끝났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주주들로부터 무려 94%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디즈니 주주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도움이 컸다. 이들의 75%가 회사 측을 지지했다.
또 트라이언과 경쟁했던 마리아 엘레나 라고마시노 이사는 63%의 지지를 얻었다. 펠츠는 31%에 불과했다. 한 소식통은 CNBC에 "펠츠의 역대 최대 패배"라고 말했다. 라술로 지지율은 2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즈니의 특정한 지배구조 실패를 거론하며 새로운 이사 보완을 요구했던 블랙웰 캐피털도 이사회 자리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디즈니와 펠츠 양측 모두 이번 대결에서 주주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디즈니는 최대 4000만 달러, 트라이언은 2500만 달러로 추정된다고 BBC는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아이거는 주총 전 회사 창립 일가와 스타워즈 제작자 조지 루커스, 애플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린 파월 잡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 등의 지지를 확보했다.
반면 펠츠는 아이크 펄머터 전 마블 CEO 등의 표를 얻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막판에 자신은 디즈니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펠츠가 이사회에 합류하면 디즈니 주가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고 지지를 보냈다.
아이거는 이날 주총 후 발표문에서 "이사회와 경영진에 신뢰와 믿음을 보내준 주주들에게 감사하다"며 "이제 혼란스러웠던 위임장 대결은 끝났고 우리의 최우선 순위인 성장과 가치 창출,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인 탁월성에 100% 집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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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