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말까지 각 부처 예산요구서 기재부에 제출
도전혁신형 R&D 1조 포함 역대 최고수준 예산
31.1조 이상 규모…보조금 형식 과감하게 조정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르면 상반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1조원이 넘는 R&D 규모가 확정되면 당초 예상보다 10% 이상 증가하는 셈인데, 정부는 R&D 예산 확대와 함께 관련 보조금 등 구조도 뜯어 고치겠다는 계획이다.
9일 정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내년도 예산요구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예산요구서 제출이 완료되면 기재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도전혁신형 R&D 1조원 규모를 포함한 역대 최고 수준의 R&D 예산 세부사항 결정을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상반기 내로 분야별 전문 위원회 검토 및 과학기술혁신본부 예산 배분·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기재부는 대통령실과 함께 내년 정부 R&D 예산과 투자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다음주 대통령 보고를 통해 과학기술심의회 심의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R&D 예산 세부사항은 올 8월까지 진행되는 예산안 편성 이후 공개될 전망이다.
특히 기재부는 '2025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발표하면서 R&D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 편성 과정에서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가 과학기술계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내년에는 R&D 예산 규모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대통령실도 내년 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내년 R&D 예산은 지난해 예산 규모인 31조10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그렸던 내년도 R&D 예산 규모의 10%가 훌쩍 넘는 규모다.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R&D 예산 규모는 27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이 중 혁신적인 R&D 사업에 예타조사 면제 등을 비롯해 예산 1조원을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따라붙기식' 연구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조금 형식은 조정하고 원천기술 관련 분야를 확대한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우리나라의 R&D 투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1~2위를 다투는 등 양적인 확장은 잘되어 있지만 질적인 전환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보조금 형식의 R&D 예산은 과감하게 조정하고 민간 기업이 추진하기 힘든 원천 기술과 관련된 R&D는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인 국가 미래 전략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 중 정부가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로봇 핵심부품 국산화율 80% 달성을 위한 '첨단로봇 기술개발 로드맵'에 R&D 관련 계획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나눠먹기식·갈라먹기식' 비효율적 R&D 사업 구조조정 등 시스템 개혁을 전제하고 있다. 부처·기관 간 벽을 허물고 효율적 예산 배분·조정 체계 가동, 신속·유연한 투자시스템 전환, 투명한 예산 공개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효율화를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R&D 예산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제기된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지원 방식의 혁신"이라며 "정부는 R&D 지원 방식의 개혁을 완수해 나가면서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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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