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현역 3분의 1만 생환…계파·룰·실정법 발목

제22대 총선 결과, 광주·전남 현역 지역구 의원 생환율이다. 18명 중 6명만 살아 돌아왔다. 3명 중 두 명 꼴로 고배를 마신 셈이다.


▲ 제22대 총선에서 생환한 광주·전남 현직 의원들. (위) 왼쪽부터 이개호, 서삼석, 신정훈 의원. (아래) 왼쪽부터 민형배, 김원이, 주철현 의원(사진 : 뉴시스DB)

생환 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광주에서는 광산 을 민형배 의원이 유일하다. 전남에서는 4선에 도전한 이개호(담양·함평·영광·장성) 의원을 비롯, 3선에 도전장을 낸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신정훈(나주·화순) 의원, 초선 김원이(목포), 주철현(여수 갑) 의원 등 5명이 지역구 수성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검수완박' 법안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탈당까지 감행했던 친이재명계 민 후보는 제3지대 새로운미래 대표인 이낙연 후보와의 빅 매치에서 큰 격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또 담양·함평·영광·장성 이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단수공천 진통을 딛고 본선에 올라 4선 고지를 밟았다. 해당 선거구에서는 '3선 군수' 출신인 무소속 이석형 전 함평군수와의 예측불허 격돌로 생환 여부가 관심사였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의원, 고려대 586 신정훈 의원도 각각 영암·무안·신안, 나주·화순 선거구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본선에 진출, 3선에 성공했다.

성균관대 학생운동을 이끈 목포 김 의원과 검사장 출신 여수 갑 주 의원도 각각 6파전과 2파전을 뚫고 재선 의원으로서 여의도 정치를 이어가게 됐다.

반면 광주 지역구 의원 8명 가운데 7명은 모두 당내 경선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동남 갑 윤영덕, 동남 을 이병훈, 서구 갑 송갑석, 북구 갑 조오섭, 북구 을 이형석, 광산 갑 이용빈 의원은 모두 경선에서 배제(컷오프)되거나 정치 신인에게 밀려 패했다. 서구 을 양향자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 제3지대인 개혁신당 옷을 입고 수도권(용인 갑)에 출마했으나 초라한 성적표로 패배했다.

전남에서는 여수 을 김회재, 해남·완도·진도 윤재갑, 고흥·보성·장흥·강진 김승남, 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소병철,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서동용 의원까지 10명 중 절반이 물갈이됐다.

광주와 전남 합쳐 물갈이 폭이 66.7%로, 역대급 현역 교체율이다.

역대 광주·전남 총선 물갈이 폭은 16대 61%, 17대 66%, 18대 52%, 19대 35%, 20대 47%에 달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선 국민의당 '녹색 돌풍'으로 18명의 지역구 의원 중 15명, 비율로는 83%가 새 얼굴로 교체됐다.

'친명 횡재', '비명 횡사'로 상징되는 호남 맹주 민주당 내 계파 갈등과 가·감산 공천룰, 실정법 위반 논란 등이 현역 고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정권 심판론이 총선 정국을 휩쓴 가운데 민주당 안방 광주·전남에선 대선 패배와 맞물린 '현역 심판론'과 존재감 없는 호남 정치, 여기에 '친명 vs 수박' 논쟁이 뜨겁게 일면서 현역 물갈이 폭이 역대급을 기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조지민'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난 점도 민주당 현역에 대한 '정치적 회초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재명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온 '86 용퇴론'도 운동권 출신 현역 의원들의 2선 퇴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일각에선 "현역 물갈이는 인적 쇄신으로 정치의 활력을 불어 넣을 순 있지만 초선의원을 대거 양산해 다시 호남 정치권이 약세를 면치 못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어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4년 간의 정의당 비례대표 의원을 마치고 제3지대 녹색정의당으로 재선에 도전한 광주 서구 을 강은미 의원은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야1당의 거대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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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강진 / 채희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