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수도권 참패…오세훈, 시 사업 '위기'와 당 존재감 '기회'

민주당 수도권 석권…기후동행카드 등 차질 가시화
오세훈계 국회 입성 실패…서울시 3석 증가 긍정적
총선 참패 후 회복 과정 당내 구심점 역할 가능성

여당인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향후 행보에도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견제에 시달릴 전망이지만, 국민의힘이 오 시장을 구심점 삼아 재기를 노릴 가능성이 있다.



11일 오전 7시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지역구 48곳 중 불과 11곳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인천과 경기에서도 서울에 인접한 지역구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대거 낙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을 석권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오 시장은 서울시 사업 추진 과정에서 난항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비와 시비가 함께 들어가는 각종 사업에서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이 오 시장 사업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기후동행카드의 수도권 확산 과정에서도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된 지역에서는 난항이 예상된다.

'오세훈계'로 평가됐던 후보들이 국회 입성에 실패한 것 역시 아쉬운 대목이다.

서울시에서 정무부시장직을 수행한 오신환 서울 광진을 후보가 낙선한 것을 비롯해 서울시 대변인을 지낸 이창근 경기 하남을 후보, 오 시장의 비서실장이었던 현경병 노원갑 후보, 오 시장의 동서인 김동원 충북 청주 흥덕 후보가 모두 떨어졌다. 2022년 서울시장 선거 때 오 시장 캠프에서 활동했던 김재섭 서울 도봉갑 후보만 당선됐다.

그럼에도 향후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오세훈 시정의 영향으로 서울시에서 선전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직전 21대 총선 당시 서울에서 8석을 얻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동작을과 도봉갑, 마포갑을 탈환해 3석 늘어난 11석을 얻었다.


아울러 이번에도 패하기는 했지만 접전을 펼친 지역구 역시 지난번 21대 총선보다 많았다. 오 시장의 시정이 서울 유권자들의 표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자체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총선 이후 오 시장의 당내 입지는 더 탄탄해질 가능성이 크다.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원희룡 등 여당 잠룡 상당수가 참패와 낙선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오 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그리고 경기 성남 분당갑 안철수 당선인 등이 당내에서 새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지방 권력 구도 역시 긍정적이다. 서울시의회(정원 112명)에서 현원 111석 중 과반인 75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다. 오 시장의 정책을 뒷받침할 서울 자치구청장 역시 25개구 중 16개구가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에 따라 대권 주자로서 오 시장의 입지 역시 넓어질 전망이다. 차기 지방선거는 2026년 6월, 대통령 선거는 2027년 3월에 예정돼 있다. 시장 임기를 마친 뒤 대선 경선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 본인은 최초의 서울시장 5선 도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울시정에 전념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대권 주자로 나서야 한다는 당 안팎의 등판 요청은 갈수록 거세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이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장악한 뒤 2년이 지난 시점에 민심 동향을 살피며 대권 도전 여부를 타진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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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