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 개발했으나 보상금 없었다" 주장
사측 "이미 보상금 합의 이뤄졌고 현재 해당 기술 적용 안해"
세계 최초로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를 개발했음에도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KT&G에서 근무했던 전직 연구원이 회사를 상대로 2조 8000억원의 직무발병 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KT&G 전직 연구원인 곽대근씨는 법무법인 재유와 함께 24일 KT&G를 상대로 2조 8000억원 상당의 직무발명 보상금 청구 소송 소장을 대전지법에 접수했다.
법무법인 재유는 이번 소송 규모가 국내 사법사상 단체 및 집단 소송을 제외하고 개인이 단일사건으로 청구한 여러 민사 소송 중 최고액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금액은 곽씨의 발명으로 KT&G가 이미 얻었거나 얻을 수 있는 수익, 해외에 해당 발명을 출원 및 등록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 등을 총 84조 9000억원으로 보고 이중 2조 8000억원을 산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곽씨가 과거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국민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덜 해로운 담배를 개발하겠다는 신념으로 세계 최초로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를 발명했지만 직무발명 보상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 법무법인 측 설명이다.
직무발명은 근무하는 직원이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며 발명한 것을 말하고 일반적으로 그 권리는 회사에 승계되지만 회사는 직무발명 승계의 대가로 발명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는 기존 연소식 담배와는 다른 개념의 담배로 담뱃잎이 포함된 전용 기기에 스틱을 꽂아 가열해 흡입하는 방식이다.
곽씨 측은 해당 방식을 통해 유해 물질 TSNA가 1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지만 당시 KT&G가 전자담배의 효용가치나 향후 도래할 전자담배 시장 규모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해 2005년 7월 29일 국내에 특허를 출원하고 이듬해인 2006년 10월 12일 특허를 등록만 한 채로 해외에 특허 출원과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10년 동안 추가적인 연구 개발을 진행하지 않았고 2010년에는 곽씨에게 명예퇴직을 강요해 결국 회사를 떠났다고 강조했다.
이후 내부 가열식 궐련형 전자담배 기술에 대한 해외 특허권이 확보되지 않아 다른 글로벌 기업 A사에서 유사한 제품을 2017년부터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이 사실을 파악한 KT&G는 곽씨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뒤늦게 전자담배 제품을 내놓고 국내와 더불어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며 막대한 이득을 얻었으나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법무법인 측 입장이다.
법무법인 재유는 “KT&G가 B사와 2020년부터 약 18년 동안의 해외 판매를 위한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러한 계약 체결 배경에는 A씨가 개발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곽씨의 직무발명이 없었다면 KT&G가 경쟁사에 로열티를 지불하며 전자담배를 생산할 수밖에 없었고 전자담배 시장에 진입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며 곽씨가 회사로부터 받은 돈은 2021년 4월부터 약 1년 동안 기술고문 계약을 체결해 받은 것이 전부며 이 금액은 기술고문 계약에 따른 급여일뿐이며 보상을 위해서는 내부 보상심의위원회를 거쳐 보상금을 정하고 합의서를 작성하고 주면 되는데 기술고문 계약 기회가 보상이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또 부제소 합의 문구를 넣어 놓기도 했다. 보상금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으나 곽 전 연구원이 받은 고문료는 세금이 원천징수 돼 보상금으로 받았다고 볼 수 없다”며 “1998년 다른 전자담배가 나오기는 했으나 기술적인 한계로 퇴출당했고 결국 곽 전 연구원의 기술이 현재 살아남게 돼 세계 최초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곽씨 역시 “기술고문 계약은 경쟁사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전자담배는 과거에 개발한 기술을 일부 인용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KT&G 측은 “회사는 해당 퇴직자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직무발명 관련해 적정한 보상금을 지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해당 퇴직자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며 “부제소 합의도 있었음에도 해당 퇴직자가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 수용한 합의에 배치되는 행동”이라고 전했다.
특히 자사 제품의 원천기술이 2000년대 중반에 개발됐음에도 관련 기술이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컨셉을 구현한 초기 상태였고 상업화 가능성이나 소비자 선호를 장담할 수 없어 후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시간이 지나 2015년 중반 경쟁사에서 출시된 궐련형 전자담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이 보이자 KT&G도 기존 전자담배 연구를 더욱 구체화해 제품을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KT&G 관계자는 “해당 특허들은 현재 생산되는 제품들에 적용되지 않으며 이미 합의를 통해 보상금을 지급받은 퇴직자가 추가적인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근거 없는 것”이라며 “회사는 향후 해당 퇴직자가 부당한 주장을 지속하거나 소를 제기할 경우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 해외 특허 출원 및 등록의 경우 상업화 여부를 장담할 수 없어 진행하지 않았고 진행 됐더라도 경쟁사에서 전자담배 출시가 조금 지연되거나 해당 특허를 회피해 제품을 출시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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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