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국내 건설수주 10조2000억원…작년 대비 24.2% 감소
공공·민간 모두 수주 위축…추세적 감소세 좀 더 지켜봐야
"건설 경기 부진에 뚜렷한 돌파구가 없어요."
지난 24일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설 경기와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부동산 시장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에 공사비 인상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 갈수록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간 공사뿐만 아니라 공공 공사 물량도 줄면서 일감이 없다”며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수익 악화로 회사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건설 수주는 위축되고, 기성도 둔화하면서 악화일로다. 고금리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건설 원자재가격 급등 등 다양한 악재가 맞물린 탓이다.
특히 공공과 민간 모두 건설 수주가 위축되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월간 건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건설수주가 10조2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월 대비 2.9%, 전년 동월 대비 24.2% 감소한 액수다. 2월 기준 실적으로는 최근 5년 내 최저치다. 예년(동월 대비 3년 평균)보다 3조5000억원 적은 수준이다.
지난 2월 기준 건설수주는 공공과 민간 모두 줄었다. 공공수주는 예년 대비 9000억원 부진한 3조3000억원을, 민간수주는 2조9000억원 감소한 6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각각 17.8%, 26.9% 감소했다.
공공수주는 모든 공종에서 부진했다. 토목 수주는 2월 기준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8.7% 감소했다. 공공주택 수주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공 비주택 건축 수주도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한 7000억원으로 나타났다.
민간수주는 토목을 제외한 전 공종에서 저조했다. 토목 수주의 경우 기계설치(20.6%)와 토지조성(199.6%), 발전송배전(159.4%), 철도궤도(337.4%) 등이 증가했지만, 도로교량(-47.4%), 치산치수(-43.0%), 상하수도(-44.9%)는 감소했다.
민간 건축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 36.2% 증가한 신규주택 수주를 제외하고 모든 부문에서 부진했다. 재개발과 건축 수주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45.3%, 16.2% 감소했고, 공장·창고 수주와 사무실·점포 수주도 각각 43.9%, 16.2% 줄었다. 또 학교·관공서는 16.8%, 기타 수주는 21.6% 감소했다.
2월 기준 건설기성액은 13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6% 증가했으나, 20.4%의 증가폭을 기록한 전월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됐다. 건설기성은 공공이 전년 동월 대비 4.2% 감소한 반면 민간이 3.9% 증가했다.
공종별로 주택이 전년 동월 대비 0.7% 감소하면서 두 달 만에 상승세를 마감했지만 토목과 비주택 건축이 각각 12.3% 1.4% 늘었다.
건설 물가는 레미콘 가격의 상승으로 소폭 상승했다. 항목별로 일반철근과 고장력 철근이 전월 대비 소폭(0.2~1.8%) 하락했지만, 레미콘 가격이 전월 대비 2.7%, 전년 동월 대비 9.1% 올랐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8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4%, 3.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은 줄었다.
전문가들은 건설 경기 침체 여부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월 건설수주는 전년 동월 대비와 비교해 위축돼 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공공과 민간 모두 수주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며 "건설공사 관련 물가 상승률은 일부 다시 상승했는데, 이는 레미콘 가격 상승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위원은 "전반적으로 신규 수주가 위축되고 건설기성도 둔화되는 모습이지만, 추세적 감소세로 돌아설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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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