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영수회담…민생회복지원금 등 논의 예상
정부 반대입장 분명하지만 정책 추진 제동 우려
경제적 약자 선별 지원으로 합의 가능성도 거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첫 영수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한 입장차를 좁힐 지 관심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전 국민 대상 보편적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은 당정이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지만 선별적 지원안을 위한 추경 편성은 협의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모아진다.
29일 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영수회담은 이날 오후 2시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형식으로 열린다. 배석자는 각 3명씩으로 정했고 회담은 1시간을 기본으로 별도의 시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의제도 따로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이날 회담에서 오갈 수 있는 의제 중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은 뜨거운 감자다. 야당은 22대 총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세우며 정부에 확장 재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야당의 추경 요구에 근거가 될 수 있다. 올 1분기 가계 대출 연체율은 0.28%로 전년동기대비 0.4% 상승하며 서민들의 체감경기 악화에 힘을 싣는다.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는 추경 편성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현재 경제 상황이 추경을 할 정도가 아니고 고물가 상황에서 추경을 실시하면 물가 상승을 더욱 압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대비 1.3% 증가한 것은 추경 불편성론에 힘을 싣는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게 나타났고 순수출 기여도도 4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5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1분기 GDP 상승과 관련해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니라 민간 주도의 성장을 달성했고 수출 호조와 내수 반등이 기여한 균형 잡힌 회복세를 보였다"고 총평했다.
재정 여력도 녹록치 않다. 지난해 국가채무가 1100조원대를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초과했다. 또 올해 국채이자 상환액은 29조원,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는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문재인 정부에서 확장 재정 기조를 앞세우며 5년간 10번의 추경을 편성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데 다시금 확장 재정으로 돌아서면 나라빚이 급속하게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일각에선 180석을 보유한 범 야권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이번 영수회담에서 정치적 판단 아래 추경이 편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점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 완화를 비롯해 부동산 규제 완화,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부가 추진해왔던 감세·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동력을 보장받는 대신 추경을 통한 축소된 경기진작책을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부 관계자는 "영수회담에서 추경 편성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치권에서 합의를 하면 반대를 외쳤던 정부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경제적 약자를 대상으로 선별 지원하는 방향으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