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반대' 총장 상대 가처분 기각…法 "추상적 청구"

국립대 상대 대입전형 변경금지 가처분
"국가 상대 가처분은 행정법원으로 이송"
法 "교육받을 권리, 타인 참여 제한 아냐"

국립대 세 곳 의대생들이 각 대학 총장을 상대로 대입 전형 변경을 금지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30일 의대생들이 국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등을 상대로 제기한 대입전형시행계획 변경금지 가처분 세 건을 기각 및 행정법원으로 이송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국가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과 관련 "국립대학과 학생 사이 대학관계는 국가를 채무자로 하는 소송에 해당해 행정소송법에 따라 진행되는 소송으로 분류돼 행정법원의 관할에 속한다"며 이송 사유를 밝혔다.

이어 "채권자(의대생들)들이 대학총장들과 사법상 계약관계에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며 "대학총장과 '재학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할 뿐 어떤 계약 관계에 있는지는 전혀 주장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의대 입학증원에 따라 채권자들의 법적 지위에 불안이나 위험이 생긴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피보전권리(가처분을 제기할 자격)가 소명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이들의 "의대 정원 증원으로 교육의 질이 하락될 것"이라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헌법상 '교육받을 권리'는 국민이 국가에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할 수 있음을 뜻하지 않는다"며 "자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진다는 이유로 타인의 교육 참여 기회를 제한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채권자들이 받게 될 의학교육 질에 관한 예측은 추상적인 기대에 불과하다"며 "학습권의 핵심적인 부분이 침해되는지 여부는 본안에서의 충실한 증거조사 등을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앞서 의대생 측은 대학과 학생 간의 사법상 계약 체결 등을 언급하며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방침으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학생과 대학 간에 '재학'이라는 일종의 계약이 체결됐다며 대학 측이 동의 없이 입학 정원을 늘린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지난 26일 진행된 심문에서 한 국립대 의대생은 "정부가 의대생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의대 입학정원이) 증원되면 국가고시 응시 불가능 등의 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 측은 "이미 행정법원에서 다수의 집행정지 신청 각하 결정이 나왔는데 채권자들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집행정지 신청 당시와)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집행정지가 각하됐다고 해서 가처분을 신청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올해 2월6일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총 1만명을 의대생을 증원한다는 의대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대학별로 의대 입학정원 수요 신청을 받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전국 의대생 1만3000명 등은 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2000명 증원 처분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집단소송 및 집행정지를 서울행정법원에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당사자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대부분 각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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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