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쌍끌이 수출 견인…누적 무역흑자 5년만에 최고

산업부, 4월 수출입동향 발표…수출 562.6억달러
반도체 수출, 56%↑·99.6억달러…7개월째 플러스
자동차·반도체·조선 등 주력 품목 15개 중 13개↑
수입, 14개월만 증가세…에너지 부문서 14.6%↑
무역수지 15.3억 흑자…2019년 이후 5년 만 최대

지난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13.8%)을 기록하며 7개월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우리 수출 최대품목인 반도체가 56% 넘게 급등했고, 자동차 수출은 역대 최대액을 달성했다. 올해 역대 최다 품목 실적이 증가한 데다 대미(對美) 수출도 역대치를 경신하는 등 수출 호조세가 지속됐다.

무역수지는 11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수입이 에너지를 중심으로 14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수출 호실적에 힘입어 올해 누적 무역수지가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13.8% 증가한 562억6000만 달러(78조32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입도 547억3000만 달러(75조9105억원)로 5.4% 늘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다. 수입 증가에도 무역수지는 15억3000만 달러(2조1221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11개월 연속 흑자세다.


◆최대 품목 반도체 회복·車역대치 경신…이차전지는 '주춤'

수출 실적은 지난해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이후 7개월째 증가세다. 이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은 99억6000만 달러(13조814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6.1% 증가했다. 6개월 연속 플러스 기조이자, 역대 4월 기록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최근 효자 품목으로 떠오른 자동차(67억9000만 달러)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전년 동기 대비 10.3% 늘어났으며, 지난해 11월에 달성한 직전 최고치(65억30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이차전지는 20.1% 감소한 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철강도 5.7% 줄어든 28억2000만 달러에 그쳤다.

이와 관련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핵심광물이 떨어진 여파로 역대 최대(2022~2023년)와 비교하면 주춤한 상황"이라며 "다만 이달 리튬 가격 인상에 따라 3분기부터 리튬 배터리 등에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최다 품목서 성장…수주액 세계 1위 선박도 5%↑

이를 포함 주력 15개 품목 중 13개에서 실적이 증가했다. 올해 가장 많은 품목이 플러스를 달성한 것이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포함해 디스플레이·컴퓨터·무선통신기기 등 IT품목이 2개월 연속 전 품목 플러스를 기록했고, 합산 수출액도 올해 최고율 증가율인 46.6%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디스플레이(14억3000만 달러)도 16.3% 늘었다. 9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올해 월별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컴퓨터(76.2%)와 무선통신기기(11.4%) 등도 각각 4개월, 2개월 연속 증가하며 올해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일반기계(1.5%)도 1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며 4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인 46억8000만 달러(6조4911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주액으로 세계 1위를 탈환한 조선 분야도 수출 호조세를 이어갔다. 선박은 5.6% 증가해 9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갔다.

바이오헬스 수출도 21.3% 늘어 올해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석유제품 수출도 19.0%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외에도 섬유(1.7%), 가전(9.4%), 자동차 부품(2.9%), 석유화학(12.3%) 등 수출도 2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美, 中제치고 최대시장 등극…중남미 수출 최고 증가

지역별로는 미국의 수출 규모가 가장 많았다.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24.3% 증가한 114억 달러(15조8118억원)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이자 중국 수출 규모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로써 지난달 미국은 중국을 제치고 수출 1위국에 올랐다.

최 실장은 향후 대미 실적 전망을 묻자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반도체와 배터리, 자동차 등 분야 투자가 늘어났다.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중국 등의 건설기계 수출은 줄었지만 반대로 미국에선 기계 수출이 늘어난 것 같다"며 "우리 수출의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국은 최근 저조한 회복세에 1위 자리를 미국에 내줬지만 회복 중이다. 대중(對中) 수출은 9.9% 증가한 105억 달러(14조5635억원)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를 포함 9대 주요 수출지역 중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4개월째 늘고 있는 대 중·남미 수출은 38.2%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아세안(10.5%)·일본(18.4%)은 1개월, 인도(18.0%)·중동(1.0%)은 2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됐다.


◆에너지 등 수입 14개월 만에 증가했지만…11개월 째 무역흑자

에너지를 중심으로 수입이 소폭 늘었다. 에너지 부문(125억 달러)에서 14.6% 늘었다. 구체적으로 가스(21.9%)와 원유(17.8%) 순이다.

수입물량은 정유사 가동율 상승과 발전·산업용 가스도입 수요 증가에 따라 원유는 12%, 가스는 37% 늘었다. 한편 비에너지 수입은 2.9% 증가한 422억3000만 달러(58조5730억원)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에도 지난달 무역수지는15억3000만 달러(2조1221억원) 흑자를 냈다. 11개월 연속 흑자세다. 수입보다 수출이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4월 누적 규모는 지난해 전체 무역수지 적자의 103억 달러(14조2861억원)를 초과하는 106억 달러(14조702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동기간(126억 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다만 앞으로 중동사태와 엔저 등 글로벌 변수가 남아있다.

최 실장은 "한일 수출 경합도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만큼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지만 석유와 전기, 전자, 자동차 등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중동사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만큼 유가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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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