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52명 등친 40억대 전세사기단…항소심도 중형 구형

검찰, 40대 조직폭력배에게 징역 13년 구형
브로커에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요청

임대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사회초년생들을 노려 4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대부분 중형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형사5-3부(부장판사 이효선)는 3일 오후 232호 법정에서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조직폭력배 A(45)씨와 브로커 B(42)씨 등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A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13년을, 다른 피고인 2명에게는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구형했다.

다만 검찰은 1심 재판 과정에서 B씨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으나 항소심에서는 더 무거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A씨 변호인은 "대전지법에서 선고한 다른 전세사기 사건의 경우 편취 금액이 73억원에 달하고 피해자 84명임에도 주범이 징역 7년을 선고받는 등 A씨보다 훨씬 적은 형이 선고됐다"며 "범행 가담 경위 정도와 선례를 비춰보면 원심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말했다.

B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중개 역할만 했을 뿐 전세금을 갖고 수익금 나눌 당시 관여하지 않았다"며 "범죄 실현 의사가 있어야 하지만 피고인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 반성했고 정신적·물질적으로 피해를 입은 세입자들에게 죄송하다"며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될 짓을 했고 죽을 때까지 피해회복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B씨는 "공인중개사로 수많은 건물을 매매하는 업무를 했는데 중개수수료 외에 대가성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면서 "저는 일반적인 중개업무만 했으며 면밀히 검토해 억울함을 해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24일 오전 11시10분 이들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A씨 등 일당은 2018년 12월 알코올 중독자 명의로 다가구주택을 매입한 후 '깡통전세'로 청년 15명에게 보증금 13억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2019년 3월과 7월에는 지인 명의로 무자본 갭투자 방법으로 다가구주택 2채를 인수, 임대보증금을 가로채는 등 2022년 5월까지 52명을 상대로 전세보증금 총 41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공인중개사인 C(51)씨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전세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내용이 조작된 선순위임차보증금 확인서를 다른 피의자 명의로 위조하거나 LH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13년을, 나머지 일당에게 각각 징역 2~1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공범들에게 전세사기 방법도 알려주고 범행을 유도했으며 전세 보증금을 편취할 목적으로 월세가 아닌 전세 임대차 계약을 진행했다"고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다.

나머지 일당에게는 징역 10개월~징역 7년이 각각 선고됐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피고인 측은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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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