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목소리 담긴 '공익제보자 조명현 녹취록' 증거 맞나

공선법 위반 혐의 김혜경 측 "녹취 중 제3자 목소리 위법" 지적
재판부, 증인신문에 사용할지 여부 결정 절차 착수

2022년 대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 재판에서 문제가 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가 제출한 녹취록 일부에 담긴 '제3자 목소리'를 두고 재판부가 임시 증거능력 여부 판단 절차에 들어갔다.



8일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재판을 준비절차로 회부하고 지난 재판에서 문제 됐던 녹취록에 담긴 제3자 목소리를 증인신문에 사용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과정에 착수했다. 이 과정은 법정에서 녹취록을 직접 들으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변호인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전환했다.

앞서 변호인 측은 조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녹취록 가운데 조씨가 직접 대화한 것이 아닌 제3자가 말하는 부분이 우연히 녹음된 부분은 증거로 제시하면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문제가 된 녹취록은 3개로, 조씨와 배씨 대화 과정에 불상의 인물 목소리가 담겨있다.

변호인 측이 처음 지적한 녹취록은 지난달 22일 재판에서 검찰이 조씨 증인신문 때 제시한 '결제 대화'였다.

당시 검찰은 조씨와 배씨가 식당에서 결제 여부를 두고 대화하는 과정에 담긴 불상의 여성 목소리를 제시하며 "무슨 의미냐"고 물었다.

이에 변호인 측은 "조씨가 직접 상대방과 대화한 녹취록이 아닌 같은 공간에 있던 제3자 목소리가 녹음된 것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의견이 나오자 "우선 해당 녹취는 증거로 제시하지 말고 신문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검찰은 당일 재판은 물론 이달 2일 열린 재판에서도 일부 녹취록을 제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되는 3개 녹취를 직접 들으면서 타인성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이 절차는 앞으로 있을 증인신문을 위해 진행하는 것으로 해당 녹취록에 대한 증거능력 여부는 추후 최종 판단한다.

재판부 의견에 따라 앞으로 증인신문에서 검찰이 조씨가 제출한 녹취록을 모두 사용할지, 아니면 제한적으로 사용할지 결정된다.

재판부는 "당장 증거능력을 부여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원활한 증인신문을 위한 예비 심사 과정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조씨가)현장에서 녹음한 내용 가운데 제3자 목소리가 담긴 부분을 직접 들으면서 구분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당초 김씨를 사적수행하면서 경기도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배씨가 불출석하면서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

배씨는 김씨가 대선 경선 당시 민주당 의원 배우자들과 만났을 때 조씨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10만4000원 상당 식사를 결제토록 지시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김씨는 배씨의 이 같은 지시와 경기도 법인카드 결제 사실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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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