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 나 타겟으로 특수부 동원 수사"
檢, 김 여사 도이치 수사 2심 지켜볼 듯
채상병 수사도 집중…尹 "믿고 지켜봐야"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수사기관들이 내놓을 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먼저 말했다.
다만 특검법과 관련해선 "검찰 수사가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게 맞다"며 "어떤 면에서 (김건희 특검법 추진은) 정치공세, 정치행위 아닌가.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선 "지난 (문재인)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은 저를 타겟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정말 치열하게 수사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미 충분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취지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면서 수사팀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김 여사에 대한 조사 필요성 등이 언급되지만, 지금까지 관련 절차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관련자들의 2심 선고를 지켜보고 수사 재개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올해 7∼8월께 2심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의 김 여사 관련 언급에 대해 "사안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수사를 순차적으로 진행해나가고 있다"며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채상병 사건 진상 규명의 열쇠를 쥔 공수처 수사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윤 대통령은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해서도 "수사 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일단 믿고 더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라며 "그걸 보고 만약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의지를 내비친 만큼, 공수처는 특검 도입 여부와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하고 야당 주도 재표결로 특검법이 발효된다면 공수처에 남은 시간은 두 달 남짓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26일부터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핵심 피의자들을 불러들이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수처는 이들에 대한 조사 내용을 검토한 뒤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 전 장관과 대통령실 윗선 등으로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공수처 대변인실은 기자회견과 관련해 "말씀드릴 만한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