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 거부해도…'10여표' 이탈 시 처리 가능
범 야권, 22대 국회 192석 확보…검찰 개혁 동력↑
더불어민주당이 특검법 수용 등을 사실상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대여(對與)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 민의(民意)를 주장하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 재발의는 물론 수사·기소 분리 등의 검찰 개혁에 시동을 걸면서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에서도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의 완력 정치와 대통령실 발 '거부권 정국'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의혹 관련 특검법 등에 대한 거부 입장을 보였다. 현재 정부로 이송돼 있는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 측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 시나리오를 감안해 국민의힘 이탈표를 끌어낼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법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얻어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295명 의원(윤관석 의원 제외) 전원이 참석할 경우 야권 의석수(약 180석)와 10여표의 이탈표를 합치면 특검법이 통과될 수 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인 오는 27∼28일께 본회의를 열고 재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만약 채 해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이후 발생할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몇 번이나 거부권을 쓰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탄핵 소추를 암시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같은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언제까지 대통령실의 눈치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지난 2016년 당시에는 야권 4당을 합쳐 170석 밖에 없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의결할 때는 234표나 찬성이 나왔다"고 말했다.
◆거야 192석 앞에 놓인 '검찰 개혁·김건희 여사 특검'
민주당의 칼끝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도 향하고 있다. 22대 국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재발의하는 등 '양·명·주'(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김 여사 일가 특혜·명품백 수수·주가조작) 의혹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것이 다.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과 일정 부분 공조를 이루고 있는 만큼 의석수라는 '완력'으로 이를 관철할 계획이다.
실제로 22대 국회는 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 등으로 범야권이 192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8명만 이탈해도 대통령 거부권이 무력화되고 탄핵 저지선이 붕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맥락에서 양당은 검찰 제도 개선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8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검찰개혁 토론회’에서도 22대 국회 개원 후 6개월 내에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의 22대 국회 1호 법안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특검법'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크다. 조국혁신당은 한 전 위원장의 딸 논문 대필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 관련 특검 추진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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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