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정 신임 수원고검장이 16일 취임하며 "충분한 숙의와 논의 없이 개정된 형사소송법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현장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그는 이날 수원지검 3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수사기관이 적법하게 확보한 진술이 법정에 선 범죄자의 말 한마디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현재 사법시스템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이 확보한 증거들을 따져본 후 말을 뒤집고, 거짓 주장을 하더라도 그 자체로는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 구조"라며 "이런 허점과 흠결은 범죄자들이 거꾸로 법집행기관을 공격하고 허위 선동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토대가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법 집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문제점들을 꼼꼼하게 찾아내고 바람직한 개선 방향까지 고민해달라"고 강조했다.

권 고검장은 또 "헌법이 지향하는 가치와 정신을 염두에 두고 직무를 수행해 주길 바란다"며 "형사소추를 담당하는 검찰 직무의 본질을 깊이 성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검찰은 적법절차 원칙 아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소추 및 공소유지 활동을 통해 형사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며 "최종 처분에 이르기까지 사건 관계자들이 주장하는 내용과 제출한 자료들이 빈틈없이 점검되고 검토되고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게 사건의 대소를 불문하고 정성을 다해달라"고 했다.

권 고검장은 단국대 사범대학부속고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후 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인천지검 부부장 검사,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검사, 법무부 법무과장, 전주지검 차장검사, 부산지검 서부지청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법무부 검찰국 국장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