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대규모 개발 움직임에 "도정 철학과 맞느냐" 지적

한화, 해발 400m에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 계획
한동수 의원 "지하수·중산간 산림 훼손 우려"

한화그룹이 제주에서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지하수 관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산간 훼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제주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한동수 의원은 이 문제를 거론했다. 해당 사업이 오영훈 도정의 지하수 관리와 중산간 개발 가이드라인 철학과 맞느냐는 취지였다.



한화그룹 산하 한화호텔앤리조트와 한화투자증권이 70% 이상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애월포레스트PFV는 총사업비 1조7000억원을 들여 제주시 애월읍 일대에 콘도와 호텔 1000여실, 골프아카데미, 승마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관광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의원은 "(사업 부지가) 해발 400m다. 여기는 지하수특별관리지역"이라며 "오영훈 지사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지하수 관리의 중요성을 말씀해 왔다. 125만㎡에 달하는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상수도나 지하수를 활용해 물 공급을 해야 할 텐데 그러면 지하수는 당연히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하수와 중산간의 산림을 어느 정도 파괴하는 이런 대규모 관광시설이 들어서는 게 과연 도정 철학과 맞는 것이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성중 행정부지사는 "중산간 보존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기준을 오는 10월 마련할 예정이다. 이 기준을 감안해 각종 경관심의위원회,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환경이나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은 이런 심의 과정에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했다.

한 의원은 또 도내에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현재 도내 숙박시설이 7300여곳, 7만9000여실이다. 한화의 관광시설이 문을 열 경우 8만실을 초과하게 된다"며 "숙박시설이 지속적으로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도민들이 운영하는 숙박시설도 많이 힘든데, 과연 이게 맞느냐"고 지적했다.

김 부지사는 "숙박시설이 적정한지 아니면 포화상태인지는 단정적으로 얘기하기 쉽지 않다"며 "숙박에 대한 관광 형태와 선호도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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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