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도시재생 목적 해외연수 보고서 공개
취지 깊이감 떨어지고 관광지 탐방 일정 대다수
2015년 경기도 광주시의회 보고서 짜깁기까지
광주 동구의회가 최근 다녀온 국외공무연수가 외유성 의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타지역 기초의회가 다녀온 뒤 작성해 제출해 낸 보고서를 베끼기까지 한 사실이 들통났다.
5일 광주 동구의회 등에 따르면 동구의회는 지난 4월25일부터 6박 8일 일정으로 구비 3500만원을 들여 호주와 뉴질랜드의 현지 중심가와 의회, 관광명소 등을 국외공무연수 차원에서 다녀왔다. 도시재생을 위한 우수사례 벤치마킹, 관광명소 답사를 통한 지역 관광자원 개발 사례 연구 등이 목적이다.
최근 국외공무연수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외유성 연수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데다 타 보고서 베끼기 등 부실 작성 사실도 드러났다.
연수 직전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킨 뉴질랜드 로토루아·아그로돔 방문 사유는 보고서 내용에서도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했다. 당시 의회는 농업과 임업, 목축업이 활성화된 해당 지역 방문 계획이 지역과의 접점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의회는 해당 지역이 과거 진행한 마을 커뮤니티 사업, 자전거 도로 연결 사업, 무료 족욕탕 제공, 현지 의회의 소수민족 의견 경청 내용을 살폈다. 그러나 보고서에 담긴 내용 중 동구의 현안과 직접 맞닿아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해당 지역이 추진한 유스호스텔 사업을 본받아 무등산국립공원 내 유스호스텔 설치 사업을 재고해야 한다는 수준의 언급 정도다.
또 전체 인구 중 아시아계 인종이 15%에 달하는 호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에서 다문화 정책을 배우기로 했지만 실상은 현지 의회와 친목을 다지고 한인회의 활동을 물어보며 교포들의 생활상과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수준에 그쳤다.
관광지인 호주 블루마운틴, 뉴질랜드 레드우드 수목원을 찾아서는 무등산국립공원과 빗대며 즐길거리 부재와 유료 관광객 유치 필요성을 떠올렸다.
동구 소태동에 조성 예정인 수소도시 사업과 관련, 벤치마킹 차원에서 찾은 시드니 올림픽공원의 현황을 소개하는 쪽은 과거 타지역 기초의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베끼기까지 했다.
지난 2015년 경기도 광주시의회는 동구의회처럼 시드니 올림픽 공원과 그 일대를 방문하고 '친환경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위한 광주시의회 국외연수 보고서'를 제출했다. 공원은 과거 진행된 시드니 올림픽을 앞두고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을 재개발한 곳이다.
당시 광주시의회는 올림픽 공원에서 치러진 시드니 올림픽에 대해 '2000년 9월 15일부터 10월 1일까지 아름다운 항구 도시 시드니에서 열린 시드니 올림픽은 올림픽 자체로서만이 아니라 환경친화적인 올림픽 단지를 조성, 이용한 환경올림픽으로도 유명하다'고 적시했다.
또 '홈부시만에 20여 년 전 사라졌다가 92년 다시 나타난 개구리를 위한 못과 이동 통로를 만들고 매년 여름에 아시아 등지에서 날아오는 10여 종의 철새를 위해 습지를 그냥 놔둘 정도로 환경과 생태에 신경을 썼다'고 작성했다.
동구의회는 이를 포함, 시드니 공원을 소개하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와 맞춤법상 틀린 띄어쓰기와 어미만 수정한 뒤 자신들의 보고서에 첨부했다.
이밖에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가족 친화 테마파크가 모든 연령대가 활용 가능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광주 유일의 명품 공간으로 조성됐으면 함' 수준의 추상적인 소감을 적기도 했다. '다른 무엇보다 오클랜드 자전거 도로가 너무 잘 조성돼 있는 것을 보고 많이 부러웠다'고도 적어냈다.
동구의회는 보고서를 참조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이번 국외공무연수의 취지를 재차 설명했다.
동구의회는 "비슷한 지역에서 연수를 진행했던 경기도 광주시의회의 보고서를 일정 부분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 내 인프라를 활용하고 실정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이번 연수를 계획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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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