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첨단기술 투자 확대로 재정부담 5년간 15.5조 증가

예정처, '2023년 가결 법률의 재정 소요 점검'
작년 감세 정책에 연간 3조씩 재정 부담 늘어
1분기 나라살림 적자 75.3조…年 100조 육박
적용·유효기한 연장 포함하면 年 14조씩 급증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각종 법안으로 인해 올해부터 5년간 정부 재정 부담이 15조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출생 대책으로 인한 조세지원과 첨단산업기술 투자, 소상공인 지원 등으로 세수가 연 평균 2조원 이상 줄어들고 지출도 한 해 1조원 가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국고지원 유효기간 연장 등의 효과를 포함하면 지출이 연평균 11조원 이상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재정소요가 71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23년 가결 법률의 재정 소요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결 법률에 따라 2028년까지 15조5382억원(적용기한 및 유효기간 연장 등의 효과 제외)의 재정 부담이 늘어난다.

재정과 관련 있는 법률 281건 중 실제 나랏돈이 얼마나 들어갈지(재정소요)를 계량화할 수 있는 185건의 법안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감세정책으로 인한 세수 감소가 총 10조9809억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방세 관련 법률 개정 효과, 출산·양육, 첨단기술 투자, 소상공인 등에 대한 조세지원 강화 등의 영향이다.

신공항 건설 추진 및 도로 정비를 통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출생아와 장애아 지원 및 필수예방접종 등 영유아 지원 강화 등의 영향으로 지출은 더 늘어난다. 향후 5년간 지출은 4조5573억원이 늘어난다.


적용기한과 유효기간 연장 등의 효과를 포함하면 5년간 예상되는 재정소요는 무려 71조6405억원으로 뛰어오른다. 조세지출 적용기한 연장, 농어촌특별세 유효기간 연장으로 인한 세수 증가 효과 상쇄를 감안하면 세수 감소는 연 평균 2조9880억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지출은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유효기간 연장 등의 효과를 포함하면 보건 분야의 비중이 커져 연 평균 11조3401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세수 감소와 지출 증가로 올해 1분기 기준 나라살림 적자는 75조3000억원으로 2014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지난 1분기(1~3월) 국세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2000억원 줄었다.


세수진도율은 23.1%로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 25.3%보다 2.2%포인트(p) 낮다. 올해 정부가 예상한 세금 규모는 367조3000억원이지만 1분기에 4분의 1 수준을 넘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당초 예상한 올해 연간 적자 규모의 80%를 1분기만에 이미 넘겼고, 세수 확보에도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재정건전성에 적색등이 켜진 것이다. 중앙정부 채무는 3월말 기준으로 작년말보다 23조원 늘어나 1115조원을 넘어섰다.

정부는 1분기 신속집행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만큼 연간으로는 당초 예상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감세와 지출증가를 동반한 경제정책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리재정수지는 월별 수입 및 지출 여건에 따라 등락하는 경우가 있어 감안해야 한다. 본예산 기준 91조6000억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어서 작년과 같은 큰 요인이 없다면 해당 규모 내를 예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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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