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연예인 앞세운 리딩방·갑질 프랜차이즈 세금 탈루 조사

유명연예인 광고·정부 로고 무단사용 수백억 탈루
수백개 가맹점 둔 외식업체 '갑질' 업주에 부담전가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주식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허위광고한 리딩방 업체들이 수백억 원의 수입을 은닉해 국세청이 조사에 나섰다. 가맹점에 갑질해 얻은 수익으로 수십억원의 보수를 탈루한 대형 외식프랜차이즈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도 착수했다.



국세청은 6일 불법리딩방, 주가조작·스캠코인 업체, 웨딩업체, 음료 제조업체, 유명 외식업체 등 민생 침해 탈세자 55명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허위정보로 서민과 취약계층을 상대로 고액의 회원가입비 등을 받아 수백억 원을 은닉하거나, 독점적 시장 상황을 이용, 가맹점을 갑질하는 등으로 얻은 수익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딥페이크' 유명 연예인 광고·정부 로고 무단사용 수백억 탈루

국세청은 불법 리딩방 16곳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고수익 보장을 미끼로 고액의 회원가입비를 받은 후, 피해자의 환불 요구를 회피하는 식으로 수백억원의 수익을 탈루했다. 투자피해가 드러나기 시작하면 곧바로 폐업 후 사업체를 변경하는 이른바 '모자바꾸기' 방식이다.

리딩방은 주로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광고하거나 정부의 상징로고(CI)를 무단 사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특수관계법인의 용역비, 사주로부터 상표권을 위장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해 고급 아파트, 미술품, 수입차를 구입해 사적으로 유용하고, 법인카드로 유흥·퇴폐업소를 이용하기도 했다.

◆전국 가맹점 수백개 둔 외식업체 갑질, 업주에 부담 전가

전국에 수백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대형 프렌차이즈 업체가 갑질로 수십억 원의 급여를 탈루한 혐의에 대해서도 엄정 조사한다.

해당 유명 외식프렌차이즈 업체는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대폭 인상해 막대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사주의 자녀가 소유한 특수관계법인을 위해 비품을 시가보다 고가에 매입해주는 식으로 편법 지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비싸진 비품은 다시 가맹점에 고가로 재판매함으로써 부담을 전가했다.


이법진 국세청 조사국 조사2과장은 "(자녀 법인은) 원가 기준 3배 이상으로 모법인에 판매하고, 모법인은 원가의 4배로 가맹점에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자녀법인과 공동으로 부담할 용역비는 업체가 대부분 부담하고, 자금을 비정상적으로 대여해주고, 고액의 매출채권 회수를 지연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는 등의 편법을 동원했다.

사주는 이런 방식으로 동종업계와 비교해 매우 높은 수십억 원의 보수를 챙겨 법인소득을 줄이고, 사적비용을 법인비용으로 계상했다.

이외에도 커피나 탄산 등을 판매하는 음료 제조업체 등 7명은 가격담합으로 얻은 수익을 미등록 법인계좌로 이체해 사주의 국내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사용했다. 법인이 사주자녀 소유의 부동산을 고가에 매입해 가족에게 이익을 분여하기도 했다. 이렇게 탈루한 금액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

코로나19 기간 경쟁업체 폐업으로 호황을 누린 웨딩업체가 현금결제를 유도해 수입 신고를 누락하고, 소득을 축소하는 등의 사례도 있다.

국세청은 "세대를 불문하고 금융자산 투자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이를 악용해 사기성 정보로 개미투자자의 자금을 갈취하거나, 고물가 상황을 기회 삼아 사익을 취하는 업체들로 인해 수많은 서민이 피해를 겪는 등 민생이 위협받고 있다"며 "민생침해 탈세 혐의자 55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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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