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 만에 북한 방문 발표…군사협력 논의
"北, 러 필요한 무기 대량 비축…미국에 안보 함의"
"김정은, 국내에 글로벌 영향력 과시 기회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자 외신들도 앞다투어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다. 러북간 군사협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내부적 정당성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통신은 17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 방북과 관련해 "북한이 경제 지원과 핵무기·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 이전의 대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매우 필요한 무기를 러시아에 공급하는 무기 협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오는 18~19일 북한을 방문한다고 밝혔고, 러시아 크렘린궁도 동시에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진행하는데, 군사 협력 심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탄약과 탄도미사일 등을 지원해 국제사회 우려를 키웠는데, 추가적인 무기거래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군수품에 굶주려 있는 상황에서 두 왕따 국가간의 군사 협력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한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되는 소련과 러시아 무기 시스템에 호환되는 오래된 포탄과 로켓을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으며, 러시아가 높은 탄약 소모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은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안보적 함의를 지닌다"면서 "국방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이 북한에 서방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2000년 7월 이후 무려 24년만이다. 당시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진행했는데, 이번엔 그 아들인 김 위원장을 위해 방문하는 모양새다.
이에 이번 방북이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체제에 힘을 실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CNN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러시아) 지도자의 방문은 북한 국내 청중에게 김정은의 글로벌 영향력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면서 "러시아로부터 절실히 필요한 경제 및 기술 지원을 촉구할 기회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는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에 반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북한의 위상을 높일 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국내적 정당성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교수 분석을 소개했다.
한국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에 나서는 상호방위조약 체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있다.
북한은 1961년 당시 소련과 '조소 우호 협력 및 상호 원조 조약(조소 동맹)'을 맺고 한반도 유사시 러시아의 자동 군사개입을 약속받았다. 다만 러시아는 한국과 수교 이후인 1996년 조소 동맹을 폐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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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