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에 헬기까지"…제주 10시간 실종 어선 상황 종료

25일 밤 11시16분 위치 신호 끊기고 호출 응답 없어
한덕수 "구조 최우선"…경비함정 8척·항공기 3대 급파
먼 해상서 "정상 항해 중"…"거리 멀어 교신 안된 듯"

제주 해상에서 10시간 동안 연락이 닿지 않은 어선의 소재가 무사한 것으로 확인돼 상황이 종결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긴급 지시부터 항공기와 경비함정 등 대대적인 수색 소동이 벌어졌다.



25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5분께 목포어선안전조업국으로부터 목포 선적 A(46t·통발·승선원 12명)호의 신호가 끊겼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상 마지막 위치 발신 지점은 전날 밤 11시 16분께 접수된 제주 차귀도 서쪽 약 110㎞ 해상이다.

어선안전조업법에 따라 조업 중인 어선은 해역의 특성과 기상특보를 고려해 하루 1~3회 자신의 위치를 어선안전조업국에 통지해야 한다. A호의 위치통보 의무 시간은 이날 오전 11시까지다.경비함정을 이동하여 선체 및 선원 등 이상
없음을 최종 확인할 예정이며, 위치 신호가 소실된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할 것이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은 위치통지 시간이 가까워 졌음에도 A호가 아무런 연락이 없자 교신을 시도했고, 응답을 받지 못했다. 이에 제주 해경 측에 가까운 경비함정 등을 통해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A호는 해경 대형함정의 수 차례 호출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에 해경은 A호가 조업 중 침몰한 것으로 추정, 즉각 구조 세력을 가동했다. 3000t급 경비함정 8청과 항공기 3대가 사고 지점으로 출동했다.


A호 관련 보고를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해경함정과 사고해역 주변 운항 중인 어선·상선 등 가용 장비·인력을 총동원해 최우선적으로 인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행정안전부, 해수부, 국방부, 제주도, 전라남도에 "해상 수색 구조에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약 10시간 뒤인 오전 9시8분께 차귀도 남서쪽 약 244㎞부근에서 A호로부터 '조업 해역으로 항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호 실종·침몰 보도를 통해 상황을 인지한 주변 선단 측에서 장거리 통신이 가능한 '중단파 무전전화(SSB)'를 통해 A호와 교신에 성공한 것이다. 오전 10시9분께 수색에 나선 해경 헬기도 A호를 발견했다.

A호가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이날 A호가 100㎞ 이상 해역까지 이동하면서 육지와 신호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무전 거리(80~90㎞)를 넘겨 버린 탓에 전파가 도달하지 못하고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됐다. A호는 전날 오전 11시3분께 진도 서망항에서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경비함정을 보내 A호 선체와 선원 등에 대해 최종 확인할 예정이라며 "위치 신호가 소실된 경위에 대해서는 추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목포어선안전조업국 측은 "A호에 장착된 위치발신장치가 위성 AIS가 아닌 육지와 신호를 주고 받은 연안 AIS로 파악됐다. 먼 해상까지 이동하면서 통달 거리가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 환경과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110㎞ 해상을 벗어나면 대부분 신호가 도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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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