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재개했지만…PF문제로 계약 해지
작년 3월 준공 목표였지만…1년 더 걸릴 듯
전력거래소가 280억원 넘게 투입해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 건물을 짓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제주 신사옥 공사가 3년 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도급사와 하도급 업체 사이 분쟁으로 한 차례 공사가 중단된 뒤 가까스로 재개됐지만, 또 다시 중단됐다.
2일 에너지 업계 등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지난 5월9일 제주본부 신사옥 건립 건축공사의 도급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건축공사를 중단한 상태다. 현재 해당 건설사와 준공 정산도 마친 상태로, 공정률은 약 40% 수준이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공사를 맡은 사업자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문제가 생겨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겨 회생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라며 "작업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해지 요청을 받아들였다"라고 말했다.
앞서 전력거래소 제주본부는 지난해 3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시공사 측이 완공일을 지난해 9월로 늦추는 과정에서 도급사와 하도급 업체 사이 공사비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지난해 7월초 공정률 37%인 상태로 해당 건설사와 공사를 중단했다. 전력거래소 등에 따르면 공사를 맡은 하도급 업체가 유치권 행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하도급 업체는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6개월 넘게 길어지면서 비용이 증가했지만 이를 보전받지 못해 유치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력거래소는 공사 중단 관련 사업자와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말 해당 건설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약 5개월 만에 다른 건설사와 계약을 재개했다. 하지만 새롭게 계약을 체결한 건설사와는 자금 문제 등으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앞서 전력거래소는 제주본부 기능을 확대하기 위해 제주 도남동 일대에 지난 2021년11월 착공에 돌입했다. 부지면적 1만2587㎡, 연면적 5988㎡,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조성된다.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태양광발전설비,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등을 도입하는 데다 예산이 약 280억원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앞으로 계약 재개 후 약 1년이면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공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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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