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카카오 김범수 구속…"증거인멸·도망 염려"

'SM 시세조종'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부장판사는 22일 오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23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1시43분께 법원에 출석하며 'SM엔터 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인정하나' 'SM엔터 시세조종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있나' '투자심의위 카톡방에서 보고받았다던데 인정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날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심사는 시작 4시간 만인 오후 6시께 종료됐다.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빠져나온 김 위원장은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취재진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호송차에 올라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며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에겐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제기됐다.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수사는 지난해 10월과 11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본격화했다.

이후 검찰은 경기 성남시에 있는 카카오 판교아지트 소재 카카오그룹 일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8개월 만인 지난 9일 김 위원장을 비공개로 소환,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 위원장의 시세조종 공모 혐의를 입증하는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반면 김 위원장은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며 "지분 확보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인 장내매수였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도 구체적인 매수방식과 과정에 대해서는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는 지난해 11월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3월 보석으로 풀려나 재판받고 있다.

카카오 측과 공모한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된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도 이날 보석으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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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