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24시간 내 이변 없으면 등재"
"일본, 전체역사 반영 실질적 조치 취해"
26일 정부는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일본 '사도(佐渡)광산'이 한국의 찬성 하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과정 끝에 가까스로 한일 간 합의가 막판에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 24시간 안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내일(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한일 간 투표대결 없이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전체역사' 반영을 약속했고 이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이미 취했다"며 "이번에는 2015년 일본 근대산업 시설 '군함도'와는 달리 일본의 이행 약속만 받은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을 합의하고 실질적 조치를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WHC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회의를 통해 사도광산을 비롯한 신규 등재 안건을 심사하고 있다. 사도광산의 최종 등재 여부는 27일 확정될 예정이다.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WHC 21개 위원국 3분의 2이상이 찬성하면 되지만 컨센서스(전원동의) 결정이 관례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모두 위원국이다. 외교부는 조선인 강제노역을 포함한 전체역사를 설명하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컨센서스를 막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보류(Refer)'를 권고했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단계 중 두번째다.
이코모스 권고는 전문가 의견으로, 최종적인 등재 여부와 직결되진 않는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현장이다.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부터 유명한 금광이었으며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철 등 전쟁물자를 확보하는 데 활용됐다.
지난해 2월 일본은 '에도시대'로 시기를 한정해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한국은 조선인 강제노역 역사를 지우려는 일본의 시도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다.
한편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복수의 한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사도)광산에서 한반도 출신을 포함한 노동자가 일한 역사를 현지에서 전시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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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