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리 0~0.1%→0.25%로 인상…15년만 최대
이론상 금리 인상되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
전문가 "여전히 강한 엔저…수출 영향 없을 듯"
일본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서 일본 금리가 15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금리 변동에 따라 환율이 조정될 경우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이 처음으로 일본 수출 총액을 넘어서는 데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현지 공영 NHK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0.1% 정책금리를 0.25%로 인상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한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일본 금리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 이래 15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면서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151.50엔대까지 올랐다.
일본 닛케이지수 역시 인상 발표 전 한때 5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3만8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일본 수출 역시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모인다.
경제학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화폐 가치가 오르고, 이로 인해 환율이 하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도 이론상 일본 금리 인상은 일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금리가 인상되면 당연히 수출에는 마이너스 영향을 주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금리 인상이 이론과 달리 실제로는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슈퍼엔저' 상황에서 이번 금리 인상만으로 엔화 가치가 충분히 절상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아시다시피 최근 엄청나게 엔화 약세가 진행되지 않았느냐"며 "일시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이라면 몰라도 대기업의 경우 환율 변화 등을 사전에 고려해 거래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이번 인상이 하나의 시그널로 작용한다면 일본 기업의 장기적 전략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도 "지금 올린 금리만으로는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변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며 "엔화가 최악으로 떨어졌을 때보다 약간 평가 절상된 정도일뿐 여전히 엔화 가치가 과거 어느때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기업들이 환율 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며 "5~10년 정도 경향성이 이어져야 기업들이 가격 변동에 환율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 기업들이 현지 생산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크게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환율이 가격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뜻이다.
일본 금리 인상이 일본 수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최초로 일본 수출액을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3348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역대 2위 실적을 냈다. 일본 상반기 수출은 약 3386억 달러로 추산되는데, 우리나라 수출액과 비교해 38억 달러 차이가 나는 셈이다.
지난 4월까지 양국 간 수출액 차이가 70억 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점차 격차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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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