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법 재재발의…여 "민생보다 정쟁 택해" 야 "한동훈 특검법 내놔라"

민주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 제출…내용 더 강화
여 "더 강한게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
야 "국힘 내부에서도 특검 필요성 인정"

더불어민주당이 여야정 협의체를 논의한 지 하루 만에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것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이 세 번째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은 '임성근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는 등 그 내용이 더 강화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민생 대신 정쟁을 택했다"고 비난했고,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말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8일 앞서 두 차례 발의됐다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재의결 실패로 폐기된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을 재발의했다.

이 특검법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올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 특검' 방안은 반영되지 않았다. 특검 추천 역시 기존처럼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하도록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이 기존보다 독소 조항을 더 많이 담고 있다며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강하고 센 특검법이 아니라 더 허접한 특검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추경호 원내대표의 '정쟁 휴전' 제의에 호응할 것 같았던 민주당이 오늘 또 다시 순직해병 특검법을 발의했다"며 "앞에서 휴전 협상에 나올 것처럼 말해놓고 뒤로는 뒤통수 칠 궁리하는 화전양면 전술"이라고 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은 수사 대상과 증거 수집 기간 등을 확대 명시하는 등 기존보다 더 독소적인 조항들로 차 있다"며 "위헌적 요소가 명확한 조항을 그대로 둔 특검법을 계속해서 발의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대한민국의 삼권분립 체제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민생보다 정쟁을 택했다"며 "22대 국회 개원 이후 발의된 2000여 건의 법안 가운데 가결된 법안은 민주당이 밀어붙인 '방송 장악법', '불법파업 조장법' 등 하나같이 쟁점 법안들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쟁 국회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을 수 있도록 올림픽 정신으로 민생 정치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한 대표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특검법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대통령이나 국민의힘이 반대하지 말고 수용하길 촉구한다"며 "민주당의 특검법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한 대표도 자신이 생각하는 특검법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은 상임위에서 통합 심리되는 만큼 일단 자체 특검법을 강하게 내놓고 여당의 제3자 특검법안 의견을 보며 잘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승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향후 법안 상정 계획에 대해 "오는 14일로 예정된 검사 탄핵 관련 법사위 청문회를 마치면 법안의 법사위 상정 여부를 결정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