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화재 유족들, 사고 현장서 49재…"죽음 이유 알려달라"

지난 6월24일 화성시 아리셀 공장에서 31명 사상 화재 사고
유족들, 사고 현장서 49재 지내…"합의보다 진상규명 먼저"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공장 화재 유족이 11일 사고 현장인 아리셀 공장 앞에서 49재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한 49재는 추모의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발언, 유가족 발언, 추모공연, 연대발언, 49재 의식 순으로 이뤄졌다.

49재 의식은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맡았다.



49재에 앞서 발언에 나선 아리셀 유족 협의회 공동대표 김태윤씨는 "참사 현장에 올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며 "이 건물에서 1000도가 넘는 화마로 고통스러워했을 가족을 생각하면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회사 측은 사고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합의만 하려고 한다"며 "우리는 가족이 왜 죽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49재는 사망한 피해자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됐다.

유족들은 파인애플과 멜론, 용과 등 고인이 생전 좋아했던 과일을 비롯해 만두와 튀김, 바나나맛 우유, 중국 음료수, 담배 등을 상에 올린 뒤 피해자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제사를 지냈다.

이후 49재에 참석한 관계자 등과 음식을 나누며 마무리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49재는 고인의 이생에서 삶 마감과 내세를 기원하는 의식인데, 참사 이후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식을 치르는 유족 심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에 이번 49재는 희생자의 넋을 위로함과 동시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의미도 포함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1분께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불이 났다. 불이 난 곳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이었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가운데 내국인은 5명이다. 17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다.

경기남부경찰청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직후 수사본부를 꾸려 사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당국에 입건된 관계자는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 안전관리 책임자, 생산과정 책임자, 인력공급업체 메이셀 관계자, 한신다이아 관계자 등이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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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