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13일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현안질의
야, "조선인 징용 강제성·불법성 관철 실패" 맹공
조태열 "강제성 포기 안 해…'군함도' 때보다 진전"
1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외교부에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과정을 따져 물었다. 일본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강제징용의 불법성 등을 관철시키려 충분히 노력했는지, 실제 결과물에 '강제성', '불법성' 등이 관철됐는지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를 상대로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과정에 대한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징용돼 노역한 일본 니기타현 소재 사도광산은 지난달 31일 제46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통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됐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외교부가 일본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의 불법성과 강제성을 제대로 관철시키지 못했으며,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사실상 별다른 저항 없이 허용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고 질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도광산 관련 외교협상에서 우리 국익에 부합하지 않거나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으면 최소한 반대의견을 갖고 관철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국민 다수는 '강제동원에 관한 언급이 없다, 양보했다, 일본에 밀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서 약 2㎞ 떨어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한 부분에 대해서는 "2㎞ 정도 떨어진 지역이 현장이냐"라고 쏘아 붙였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지난번 군함도(전시물)를 도쿄에 설치했기 때문에 큰 분란이 일어나서 이번에는 가까운 현장에 전시하라는 권고를 일본이 받아들인 부분"이라며 "사도광산 인근 박물관 3개 중 가장 가까운 게 아이카와"라고 설명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아이카와 박물관 속 전시물에 적힌 '조선반도'라는 표현에 대해 "아베(전 일본 총리)가 처음 쓴 표현"이라며 "조선반도에서 온 노동자라는 표현을 버젓이 썼는데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강제노동 표현을 따냈다면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일본이 (강제징용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하는데 일자, 장소, 구체적인 참석 인사 등 하나도 (표시가) 안 돼 있다"며 경위를 따져 물었다.
또한 "외교부는 우리가 부동의해도 등재될 수밖에 없었다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사도광산의 강제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호응을 얻고 동의를 구해가며 협상을 유리하게 하고 결렬시키는 방법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협상 초기부터 2015년에 우리가 얻어낸 합의 결과를 최저선으로 하고 협상에 임했다. 거기서 후퇴하면 도저히 협상을 진전시킬 수 없다는 걸 분명히 하고 일본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제성을 포기했다고 비판하는데, 강제성을 포기하진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2015년 '군함도' 등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때 일본 측이 '강제 노역'(forced to work)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과 비교해 후퇴한 조치라는 지적에 "이행조치(전시물 설치, 매년 추도식 개최 등)를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진전됐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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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