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남은행 3000억대 횡령' 1심 징역 35년에 항소

단일 횡령액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알려져
검찰 "사안·죄질 중한 점 등 고려해 항소"

검찰이 3000억원대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NK경남은행 부장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데 불복해 항소했다. 이 사건은 단일 횡령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유민종)는 1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경남은행 투자금융부장 이모(52)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항소했다.

검찰은 "금융기관 관계자의 직무상 범죄로 사안이 중한 점, 범행 규모가 크고 그 방법이 지능적이며 여전히 피해가 회복되지 않는 등 그 죄질이 중한 점,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원칙이 확립되도록 엄정 대응할 필요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159억여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증권회사 영업직원 황모씨에게는 징역 10년에 추징금 약 11억원, 증거인멸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A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과 추징금 3500만원을 명령했다.

경남은행에서 투자금융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던 이씨는 지난 2008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총 99회에 걸쳐 합계 약 3089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출금전표 등을 위조·행사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횡령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기소 당시 검찰은 이씨의 횡령액을 1300억~1400억원대로 추산했지만, 수사 결과 범행이 추가로 파악되면서 횡령액이 크게 늘었다.

총 30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씨의 횡령액은 2215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조사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보다 크게 웃도는 액수로, 단일 횡령액 사상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이씨와 가족들은 이렇게 횡령한 3089억원 중 앞서 횡령한 PF 대출자금의 원리금을 갚는 등 '대출금 돌려막기'를 하는데 2711억원가량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골드바와 귀금속 및 고가 명품 등을 구입하는 데도 썼다고 한다.

한편 이씨를 도와 자금을 세탁하는 등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로 따로 재판에 넘겨진 그의 가족과 지인 등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이들은 이씨가 빼돌린 수표로 구입한 상품권을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수억~수백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