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우려 높아"…치료감호·보호관찰 부과
망상에 빠져 어머니를 살해한 조현병 환자가 항소심에서도 심신미약 감경이 인정됐으나 재범 우려가 높아 치료 감호·보호 관찰이 부과됐다.
광주고법 형사2부(고법판사 이의영·김정민·남요섭)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받은 A(44)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직권 파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1심과 같은 징역 12년을 선고하되 치료 감호와 5년간 보호관찰 등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3일 오전 전남 순천시 자택에서 직계존속 관계에 있는 어머니 B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10여년전 피해 망상 등 증상으로 조현병 진단을 받은 A씨는 약물 주입·입원 치료 등을 받아왔다.
당시 A씨는 어머니 B씨가 교회에 가라고 강요하거나 냉장고에 오래 보관된 음식을 먹게 한다 등을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1심은 "조현병으로 인한 망상에 빠져 모친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반인륜적 범죄로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이었던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양형 기준에 따른 권고형(징역 15년~무기징역 이상)보다 낮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1심은 또 A씨가 범행 전까지 약물 치료를 받아 비교적 정상 생활이 가능했고 다시 살인을 저지를 위험성이 높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검사의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생명을 침해한 중대 범죄인 점, 심신 미약 등 모든 양형 요소를 종합해 볼 때 원심의 형을 유지하기로 한다"며 "권고형의 하한을 벗어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죄 중대성에 상응하는 엄정한 처벌 만큼이나 재범 방지를 위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며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 기각은 원심의 판단이 수긍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죄책이 무거워 비난 가능성이 크고 출소 이후 자발적 치료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며 "성인 재범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평가 결과 등에 비춰볼 때 치료 감호 집행 이후에도 일정 기간 보호관찰이 필요하다고 인정된다. 원심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다시 판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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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회부 / 박광용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