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수요 계측치 94.6GW지만 실제 총수요 102.3GW
국내 태양광 70%, 시장 外 비계량…집계 사실상 불가
전력 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수요 예측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전력 당국은 실제 전력 수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후 5~6시 전력 수요는 94.6GW(기가와트)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높은 전력 수요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전력 총수요를 따져봤을 때 전력 피크는 오후 2~3시 기준 102.3GW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당국이 계측한 전력 수요와 실제 총수요가 이날만 놓고 봐도 7.7GW 차이 난 것이다. 이는 원전 7~8개 호기가 동시에 가동되는 발전량 수준이다.
전력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으면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수 있어 정확한 수요를 예측해 공급하는 건 국가 전력 운영을 위해 필수적이다.
전력거래소는 시장 내의 수요를 기준으로 전력 수요를 집계하고 있다. 이에 시장 참여 태양광은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에 포함된다.
문제는 시장 밖에 있는 태양광은 집계가 안 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1㎿(메가와트) 이하 한전 직접전력거래계약(PPA), 자가용 태양광(BTM) 발전 등은 계량되지 않아 실제 전력시장 수요에서 빠지는 것이다.
이에 전력거래소도 한전 PPA, 자가용 태양광 발전량을 추계한 총수요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해당 수치조차도 결국은 추정치에 불과하다.
전력 당국이 시장 밖에 있는 태양광 사업자들의 발전량을 정확하게 집계하지 못하는 사이 비계량 태양광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전체 태양광 설비용량(27GW) 중 72%(19.4GW)가 비계량 태양광인 것으로 조사된다.
계측 수요와 총수요간 괴리가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도 전력 수요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고심 중이다. 지난해 전력 수요에 숨어 있는 비계량 태양광을 계측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기사업법상 시장참여 의무 기준이 되는 설비용량(현행 1㎿ 초과)을 하향하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행령만 개정하면 되는 사안이지만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의 반발에 쉽사리 손을 못 대고 있다.
산업부는 시장 밖 태양광 수요를 정확하게 집계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전 PPA 등록한 물량과 BTM 같은 경우는 시장 거래량을 날씨와 상관관계를 고려해 총수요를 도출하고 있다"며 "(비계량 태양광이) 얼마나 소비할지 여부는 날씨에 따라 달라지기에 정확하게 추적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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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